김진호 재향군인회 회장 "안보는 이념·세대 넘어선 생존의 문제"

입력 2021-06-03 18:33   수정 2021-06-03 23:41

“안보는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입니다. 법정기념일 하루만이라도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이들을 추모하는 게 지금 이 땅에서 자유롭게 살고 있는 우리들이 해야 할 도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현충일(6일)과 6·25전쟁일(25일)이 포함된 6월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힘쓴 이들의 공훈에 보답하자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예비역(제대군인)들로 구성된 대한민국재향군인회의 김진호 회장(79·ROTC 2기·사진)은 3일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주류 세대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6·25전쟁 중이던 1952년 5월 임시수도 부산에서 준군사조직으로 창설된 향군은 국내 최대(법정회원 1300만 명, 총회원 142만여 명) 안보단체다. 그러나 극우단체란 부정적 인식이 따라붙었던 것도 사실이다. 2017년 8월 36대 회장에 선출된 김 회장은 이후 지나친 이념과 정치 편향적 활동을 지양하고 방만한 경영으로 누적된 수천억원대 부채 감축, 군 사기 진작 및 안보 교육 강화, 재향군인의 복지 향상 등에 초점을 맞춰오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6·25전쟁에 참여했던 해외 전역군인들에게 성금 1만5000달러와 방역 마스크 5만 장을 보내는 등 각국 예비역 인사들과의 민간 외교도 펼친다.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향군의 대표로서 김 회장은 지난달 말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의미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패권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양국을 다 만족시킬 순 없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미국과 한·미 동맹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스탠스(입장)로 전환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문 대통령이 한국전 참전용사 예비역 대령의 명예훈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한국전참전용사기념공원에서 열린 ‘추모의 벽’ 착공식에서 감사를 표한 것은 한·미 동맹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향군은 3년 전 추모의벽 건립 모금 활동에 앞장서 미국 측에 6억3000만원을 전달한 바 있다.

예비군·민방위·향군회원과 일반국민 을 대상으로 호국정신 함양을 위한 다양한 활동도 벌여온 향군은 지난달 유튜브 방송을 처음 시작했다. 회원 절반이 50~60대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시도다.

김 회장은 최근 부실 급식과 성범죄 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군에 대해서도 충고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군이 아무리 과학화·첨단화해도 결국 상황을 판단·결정하고 대응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라며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에 걸맞게 군 장병들을 대우하는 동시에 애정을 보내야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정예 강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41년 서울 태생인 김 회장은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1964년 학군 2기로 임관했다. 37사단장, 2군사령관,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을 지냈다. 예편 뒤 한국토지공사 사장(2001~2004)을 지내기도 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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