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부담이 크게 높아졌지만 멈칫하던 부동산 시장은 오히려 다시 불안해지고 있다. 매물이 크게 부족한 상황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으로 규제 완화 기대가 커지자 집값은 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에 서초동 재건축 이주가 시작된 것이 불에 기름을 부었다.
2·4 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 2월 첫째주(0.10%)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폭을 줄여온 서울 아파트값은 4월 첫째주 상승률 0.05%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하기 시작해 지난달 31일 기준 0.11%까지 올랐다. 여기에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2120가구)가 재건축을 위한 철거를 위해 이주를 시작하자 서초구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
전셋값이 오르면 매매가격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강남구 개포동 ‘우성3차’ 전용면적 133㎡는 지난달 28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12월(26억5000만원)보다 5개월 만에 2억원 넘게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개포동 ‘경남’ 및 ‘현대1차’와 더불어 이른바 ‘경우현’으로 묶이는 단지로, 오 시장 취임 이후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2차’ 전용 164㎡도 지난달 40억원에 거래돼 3월(35억원) 대비 5억원 올랐다.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 절차를 밟고 있는 노원구 상계주공 일대에서도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이달부터 절세용 급매가 사라지면서 매물 잠김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수급불균형에 따른 오름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 집값 상승세는 수도권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 139㎡는 4월 35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9월 30억2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5억원 넘게 올랐다. 화성 동탄2신도시 ‘동탄역롯데캐슬트리니티’ 전용 102㎡ 분양권은 지난달 10일 18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한 달 만에 1억원 이상 올랐다.
‘전세난’에 밀려난 재건축 이주 수요가 인근 노량진동, 흑석동 등으로 옮겨가면서 동작구 전셋값 상승률도 지난주 0.06%에서 이번주 0.10%로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