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지수가 닷새 연속 올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5월 한국을 떠났던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을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현·선물 동시 매수는 코스피지수 상승의 강력한 신호가 되기도 한다. 수개월째 박스권에 갇혀 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모처럼 ‘화려한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8조5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한 뒤 수출하는 아시아 국가들이 인플레이션에 취약할 것이라는 점이 반영됐다.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로 고평가된 대형 기술주가 조정받는 과정에서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지 않았던 한국의 반도체·정보기술(IT) 업종에서도 함께 돈이 빠져나갔다.
백신 접종률이 주가를 가르기도 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최근 한국 등의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도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달 걱정 때문에 빠져나갔던 자금이 되돌아오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국계 증권사들은 오히려 삼성전자를 좋게 봤다. 수요의 축이 모바일·PC에서 서버로 넘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3일자 보고서에서 “근로자들이 회사로 돌아오면서 개인용 PC 수요는 기업용 PC 수요로 대체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기업용 서버 고객 수요도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서버 인프라 투자를 잠시 미뤄왔던 개별 기업들이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CS는 “3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더 급격하게 오를 것”이라며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2만6000원으로 유지했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0.71% 오른 것도 삼성전자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지난달 확산된 ‘반도체 비관론’에 기관투자가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많이 팔아치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경기민감주와 경기 재개 관련주들의 주가가 순환매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알파 펀드를 운용하는 신한자산운용의 정성한 알파운용센터장은 “노이즈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가 바닥”이라며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삼성전자를 팔았던 기관투자가들이 허겁지겁 삼성전자 주식을 채우게 되고, 이 과정에서 주가가 추가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투신과 연기금의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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