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계 최대 의류업체 세아상역, 알펜시아 인수전 참여

입력 2021-06-03 11:06   수정 2021-06-03 13:54


네 차례나 무산됐던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가 최근 매각가를 1000억원 낮추면서 5차 공개매각을 시작했다. 이번 5차 공개매각에는 세계 최대 의류 생산업체인 세아상역도 뛰어들었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알펜시아리조트 5차 공개매각에 세아상역 등 2~3곳이 입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펜시아리조트는 최초 감정가 1조원에서 20% 깎아 8000억원에 입찰을 시도했으나, 네 차례 매각이 무산됐다. 하지만 최근 지방자치단체의 자산 매각시 허용되는 할인폭이 최대 20%에서 30%로 수정되면서 7000억원에 입찰이 가능해졌다. 이에 여러 곳의 원매자가 공개 매각에 나타난 상황이다.

알펜시아리조트 매각이 여러 차례 불발된 이유는 코로나19 타격으로 수익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올 초 4차 공개입찰에서 원매자들이 입찰을 포기한 이유도 알펜시아리조트 자산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B지구(호텔, 콘도, 워터파크, 스키장)에서 이익이 거의 나지 않는데 8000억원이라는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에서였다. 알펜시아리조트는 고급빌라와 회원제 골프장(27홀)으로 이뤄진 A지구와 B지구, C지구 일부(스키 점프대 등 올림픽 시설물은 매각 대상서 제외) 등 전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주관사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다.

IB업계에선 알펜시아리조트의 분리매각이나 수의계약 등을 예상했지만 매각가를 7000억원대까지 낮추면서 5차 공개매각이 추진됐다. 현재 알펜시아리조트의 총부채 1조189억원 중 남아있는 부채는 7344억원이다. 알펜시아리조트를 보유한 강원도개발공사는 헐값에 분리매각하는 것보다 가격을 낮춰 통매각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인수합병(M&A)업계에서는 고급빌라와 골프장 외에 A지구의 남은 부지를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으려는 기업들이 인수에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과 콘도, 스키장 등이 있는 B지구도 이익 극대화를 위해 효율적인 운영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공개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은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를 통해 입찰보증금(5%)을 납부해야 한다. 7000억원이라면 350억원을 납부해야 하고, 보증금을 낸 곳이 두 곳 이상이면 입찰이 성사된다. 그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원매자가 인수하게 되는 방식이다.

입찰 이후엔 자산 가치에 대한 실사와 매각 계약 체결, 영업양수도 계약 체결 등이 이뤄져야 한다. 강원도개발공사가 보유한 알펜시아리조트의 자산과 알펜시아 회사가 보유한 인력까지 양수도 계약을 맺어야 인수가 마무리된다. IB업계 관계자는 "금액이 적지 않은 데다 온비드 입찰 시스템의 특성상 마지막까지 100억, 200억원을 놓고 눈치싸움이 치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펜시아리조트는 2009년 강원도가 평창동계올림픽 올림픽 유치를 위해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수하리 일대에 491만㎡(약 149만평) 규모로 조성했다. 강원도가 100% 출자했고 강원도시개발공사가 개발과 운영을 맡았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운영하는 리조트를 포함해 총 871실의 숙박시설을 갖췄다. 총 45홀의 골프장과 워터파크, 스키장, 알파인 코스터 등이 있다. 특히 C지구의 스키점프대 등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주요 무대로 주목받았었다.

그러나 평창 올림픽 이후 C지구의 활용도가 떨어진 데다 높은 감정가 대비 수익모델 부족으로 번번이 유찰됐다. 이번 5차 입찰에는 현금 보유액이 많고 인수 의지가 높은 세아상역이 참여해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M&A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세아상역 외에 1~2곳의 재무적투자자(FI)도 입찰했지만 세아상역의 의지가 높아 다른 곳은 끝까지 입찰에 참여할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세아상역은 미국 유통업체 월마트와 타깃, 의류 브랜드 갭, 유니클로 등에 옷을 판매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다. 전 세계 의류 OEM 기업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세아상역은 앞서 태림포장, STX엔테크, 미국 버뮤다듄스컨트리클럽 골프장 등을 잇달아 사들이며 인수합병(M&A) 업계의 '큰손' 역할을 하고 있다. 지주사인 글로벌세아가 61.94%의 지분으로 지배하고 있는 세아상역은 2019년엔 태림포장(58.85%)과 태림페이퍼(52.2%), 태림판지(100%)를 인수하며 골판지 원지 사업에 진출했다. 전 세계 유명 패션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세아상역이 박스 포장에 필요한 골판지 사업에 진출하면서 생산공정의 효율성과 이익이 더 올라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세아상역의 실적은 지난해 코로나19에도 개선됐다. 2019년 1조7969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2조245억원으로 12.7%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971억원에서 1835억원으로 89% 뛰었다. 순이익은 565억원에서 1755억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김웅기 세아상역 회장은 글로벌세아를 통해 해외서 활발하게 부동산 M&A에 나서고 있다. 김 회장의 한 측근은 "김 회장의 사업 다각화 의지가 강력한 데다 부동산의 가치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골프장과 레저 관련 사업, 또 의류 제조와 연관된 사업 등으로 계속 확장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이 기사는 06월03일(08:3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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