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는 '꿈의 원전' 경쟁…한국은 '묻지마 탈원전' 역주행

입력 2021-06-04 17:16   수정 2021-06-05 00:03

‘탈원전 역주행’ 중인 한국과 달리 선진 각국은 원전을 미래 에너지원(源)의 핵심으로 보고 기술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투자 귀재’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엊그제 발표한 나트륨을 활용한 차세대 소형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획에서도 그런 기류가 분명하다. ‘에너지산업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두 사람의 강조는 찬밥 신세인 한국 원전의 현주소와 잘 대비된다.

게이츠와 버핏의 의기투합을 부른 ‘소듐냉각고속로’는 핵잠수함 기술을 민간 발전에 응용한 ‘소형모듈원자로(SMR)’다. 경수·중수를 쓰는 기존 ‘3세대 원전’과 달리 액체 나트륨(소듐)을 냉각재로 이용해 발전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4세대 원전’이다. 두 유명 인사 때문에 새삼 주목받고 있지만 사실 미국에서 원전 바람이 분 지는 꽤 오래다. 한 원전기업은 박물관 미술관 같은 외관의 발전소를 내년 착공하겠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16기를 조기 폐쇄하려던 미국은 이를 백지화하고, 2019년엔 오히려 3개의 ‘원전 육성법’을 통과시켰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친환경 에너지 발굴을 국정과제로 제시한 뒤 관련 지원도 급증했다.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 영국 프랑스 일본 캐나다 러시아 중국 등도 신형 원전 개발에 한창이다. 주요국이 연구 중인 SMR이 70여 종에 달하고, 원전 사고를 겪은 러시아와 일본도 각각 17종과 7종을 개발 중이다. 반면 한국의 원전 생태계는 고사(枯死)로 치닫고 있다. 멀쩡한 월성 1호기가 조기 폐쇄됐고, 신한울 3·4호기 공사는 중단됐으며, 대진 1·2호기와 천지 1·2호기 건설 계획은 백지화됐다. 문제는 이런 결정이 잘못된 안전성·경제성·환경성 분석에 기초했다는 점이다. 원전의 사고 확률은 지극히 낮고 경제성은 모든 발전 방식 중 가장 우수하며 이산화탄소는커녕 미세먼지도 배출하지 않는다. ‘2050 탄소중립’을 주창하면서 이런 원전을 외면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신재생에너지의 허상도 충분히 드러났다. 태양광은 기껏 20여 년 수명이 다하면 쓰레기가 될 정도로 친환경과 거리가 멀다. 풍력 역시 발전기 하나 지으려면 사방 1㎞의 땅이 필요하다. 탈원전 4년 만에 청구서가 차곡차곡 쌓여 세금이나 다름없는 ‘전력기금’을 털어 메워야 할 처지다. 후폭풍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고, 내년 확정할 제6차 원자력진흥종합계획에 SMR 지원 방안부터 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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