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점(店)’은 ‘생태계를 구축하면 이익은 자연스럽게 발생한다’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성공 방정식을 e커머스에 적용한 모델이다. 검색을 기반으로 한 쇼핑으로 ‘플랫폼 왕국’을 만들려는 네이버와 압도적인 자본력으로 갈수록 ‘바잉 파워’를 키워가고 있는 쿠팡의 틈새를 파고든 전략이란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는 쇼핑 외형을 키우기 위해 ‘톡채널’을 통해 기업과 소상공인을 자사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의 파상 공세에 밀리고 있다.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지난해 약 18조원에 달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네이버가 브랜드 스토어라는 이름으로 대기업을 유치하는 데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카카오의 ‘톡채널 2.0’은 경쟁 방식을 거꾸로 뒤집겠다는 것이다. 수수료 ‘제로’뿐만 아니라 고객 데이터까지 제공해 중장기적으로 거대 플랫폼의 지배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자사몰을 키워주겠다는 게 카카오의 ‘영업 전략’이다.
카카오가 파고든 대목은 ‘네·쿠 천하’에 대한 제조업체 및 중소형 유통업체들의 우려다. 쿠팡의 바잉 파워는 날로 거세지고 있다. 로켓배송에 힘입어 활성화 고객(최근 2개월간 쿠팡을 한 번이라도 써본 적이 있는 이용자)이 5월 말 현재 1700만 명에 달한다. 농심 LG생활건강 삼성전자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제조회사마저 소비자 편익을 앞세운 쿠팡의 공세를 막아내는 데 버거워하고 있는 상황이다.
네이버로 대피해도 수지타산이 안 맞기는 마찬가지다. 한 수산물 유통업체 관계자는 “네이버에 매출당 수수료 4~5% 정도를 주고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하면 모객엔 효과가 큰 것이 사실이지만 검색 상단에 노출되려면 키워드 광고 등 각종 마케팅 비용 때문에 앞으로 남고 뒤로 손해보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제조·유통사들이 거대 플랫폼과 공생하기 위해 어떻해든 자사몰을 키우려 하는 배경이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카카오도 자사 쇼핑 플랫폼이 커지면 다양한 광고 옵션을 제시할 것”이라며 “네이버의 e커머스 성장전략을 카카오가 흔들려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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