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후문에 등장한 망루…시위에 몸살 앓는 세종시

입력 2021-06-07 09:36   수정 2021-06-07 10:44


세종정부청사 한가운데 철제 구조물로 쌓은 3층 높이 망루가 등장했다. 망루 위에는 검은 천으로 햇볕을 피하고 쉴 수 있는 주거공간까지 마련됐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에서 6일 설치한 망루는 7일 아침 출근길의 공무원들을 맞았다. 망루 위에 올라간 택시지부 조합원은 "택시 근로시간 주 40시간 이상 보장" 등의 구호를 외쳤다.

파업현장이나 철거촌 등에서 기존 건물을 활용해 세워지는 망루가 정부 청사 한가운데 등장한 것을 이번이 처음이다. 망루 철거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진압이 쉽지 않고, 농성 장기화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택시지부측은 "97일간 농성에도 정부가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아 망루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세종정부청사에는 각종 인허가와 규제를 갖고 있는 중앙부처들이 집중돼 있는만큼 각종 이익단체들의 시위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망루가 설치된 국토교통부 및 환경부 후문이 단골 시위 장소다. 여기에는 광역철도 연장을 주장하는 신도시 입주민 단체부터 제주도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환경단체까지 각종 단체들의 시위가 매일 열린다.

세종을 드나드는 차량이 대부분 거쳐가는 지점이라는 점도 시위 효과를 높인다. 최근에는 후문에서 시위허가를 얻지 못한 타워크레인 노조가 국토부 정문에 크레인을 눕혀 도로 일부를 점거하기도 했다.

다른 부처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2일에는 기재부 진입을 시도하는 이익단체 회원들과 이를 막는 경찰이 기재부 입구에서 충돌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 앞에서는 이듬해 최저임금을 정하는 날마다 노동단체들이 전날부터 밤샘 시위를 벌인다.

이렇다보니 업무 어려움을 호소하는 공무원도 많다. 한 공무원은 "법으로 보장된 권리니 존중해야겠지만 업무 집중이 어려울 정도로 시위가 잦은 것은 사실"이라며 "시간을 정해놓고 구호나 민중가요를 크게 틀어놓을 때마다 힘들다"고 했다.

때문에 어쩌다 있는 자리 조정 때는 시위 소음이 비교적 적은 자리로 이동하기 위해 눈치싸움을 벌이는 사례도 종종 있다. 세종경찰서 관계자는 "이달까지 정부세종청사 일대 집회 개최건수는 580건, 신고건수는 1200건에 달한다"며 "전국에서 가장 빈번하게 집회가 열리다보니 인근 아파트 주민들과 자영업자들의 피해 호소도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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