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자체 OS '훙멍' 국가 기부…美 제재 맞서 독자 생태계 구축 '포석'

입력 2021-06-07 17:23   수정 2021-07-07 00:01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에 대응해 내놓은 스마트폰 운영체제(OS) ‘훙멍(하모니)2.0’(사진)을 중국 정부에 기증했다. 국유화를 통해 더 많은 중국 기관과 기업이 쓰도록 유도해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7일 증권시보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2일 내놓은 훙멍2.0의 기초 코드를 ‘개방원자재단’에 기부했다. 개방원자재단은 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 조직으로, 재단에 등록된 플랫폼에 누구나 접근해 앱 등을 개발할 수 있다. 훙멍2.0은 ‘오픈하모니’라는 이름으로 개방원자재단 홈페이지에 올라가 있다.

개방원자재단에 기초 코드를 넘겼다는 것은 훙멍이 국유화됐다는 의미다. 일종의 국가 프로젝트가 된 것이다. 이에 대응해 중국의 은행과 대학이 훙멍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중국은행과 광파은행, 중신은행은 훙멍 체계에서 가동되는 결제 앱을 내놨고, 우한대는 중국 대학 최초로 훙멍 교육 과정을 개설했다.

화웨이가 훙멍을 내놓은 것은 미국의 제재에 맞서는 전략이다. 화웨이 스마트폰은 그동안 구글의 안드로이드 체제를 활용했지만, 미국의 제재로 2019년 5월부터 안드로이드 업데이트를 받지 못하고 있다. 독자 OS 출시는 미국으로부터 ‘기술 독립’을 하겠다는 중국 정부 방침과도 들어맞는다.

화웨이의 훙멍에 경쟁 스마트폰업체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인 데 대한 대응으로 국유화를 추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화웨이는 훙멍2.0 출시 기자회견에서 경쟁사들에 생태계 공동 건설을 제안했다. 그러나 샤오미와 오포 등은 안드로이드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훙멍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충분한 고객층을 확보하지 못하면 생태계 구축이 불가능하다. 기술 독점권을 전략적으로 포기한 것이 미국에 대항하는 범중국 OS 생태계를 구성하자고 정부에 제안한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정부 통제가 강한 중국에서 장기적으로 훙멍 진영에 참여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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