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임금·추경…인플레 압력 커지는 한국

입력 2021-06-07 18:11   수정 2021-06-08 02:02

원자재값이 뛰는 데다 임금 인상 압력이 커지면서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추가로 돈풀기에 나서기로 한 것도 인플레 압력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7.1로 작년 5월에 비해 39.7% 뛰었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2011년 9월 후 최고치다. 합금·전선 등 각종 산업에 쓰이는 구리 선물가격은 지난달 평균 t당 1만248달러로 작년 5월 평균(5352달러)보다 91.4% 뛰었다. 서부텍사스원유(WTI)의 지난달 평균 가격(현물 기준)은 배럴당 66.32달러로 86.8% 상승했다.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로 원자재 수요가 증가한 한편 기상이변·광산 폐쇄 등으로 공급이 줄어든 영향이다.

원자재 가격이 들썩이자 기업들도 제품값을 인상할 조짐이다. 식음료·타이어·철강업체들이 줄줄이 제품값을 올렸다. 여기에 집값도 뛰면서 실질구매력이 훼손된 근로자의 임금 상승폭도 벌써부터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상용근로자의 올해 1분기 월평균 임금 총액은 381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15만3000원) 늘었다. 분기 기준 증가율로는 2018년 3분기(4.9%) 후 가장 높았다.

집·물건값이 뛰면서 실질구매력이 줄어든 근로자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기업이 올라간 인건비를 제품값에 반영하면서 ‘물가 상승→임금 상승→물가 상승’이라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조짐이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도 임금발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2차 추경에 따른 ‘재정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최근 불어난 국세 수입으로 추경 재원을 전액 충당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늘어난 세수 19조원 가운데 절반가량이 일회성 증가분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주식거래 활성화에 따른 세금과 지난해 걷었어야 하는 세금이 올 1분기로 넘어온 것도 상당했다.

일각에선 거대 여당이 ‘역대급 2차 추경’을 요구할 경우 적자국채를 추가로 발행해야 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당장은 기획재정부 말대로 적자국채를 찍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하반기 추가 세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적자국채 추가 발행은 불가피하다. 올 상반기에만 4조5000억원 규모의 국채를 인수한 한국은행도 하반기 국채 매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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