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 400억 투자한 네이버, 신사옥 한층 비워 '콜라보레이터리' 만든다

입력 2021-06-08 10:48   수정 2021-06-08 17:30


지난 6년간 기술 스타트업들에 400억원을 투자한 네이버가 신사옥에 '콜라보레이터리(Collaboratory: Collaboration+Laboratory)' 콘셉트의 스타트업 전용공간까지 마련해 인프라 지원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비전에 힘 실어준 유일한 투자자가 네이버"

네이버는 자사 스타트업 양성 조직 'D2SF'(D2 Startup Factory) 출범 6주년을 맞아 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어 성과를 발표했다. 양상환 네이버 D2SF 리더는 "D2SF는 기술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끈 것은 물론 스타트업을 가장 잘 이해하는 투자자로 자리매김했다"며 "네이버 실무진들의 기술 검증과 교류를 통해 스타트업들이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D2SF가 지난 6년간 투자한 스타트업은 70개, 총 투자액은 400억원에 이른다. 양 리더는 "당장의 사업성보다 어떤 기술력을 갖췄는지, 해당 기술을 어떤 영역에 접목할 것인지를 중정적으로 봤다"며 "투자팀 중 65%는 법인 설립 후 첫 투자금을 유치한 파트너가 D2SF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정적 매출을 낼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기업간거래(B2B) 분야 스타트업이 80%에 달했지만 전체 투자팀을 보면 생존율 99%, 후속투자유치 성공율 70%, 전체 기업가치 1조3000억원이라는 성과를 냈다"면서 "이들 중 상당수가 D2SF 투자 이후 빠르게 기술을 고도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근 국내 반도체 스타트업 가운데 최대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퓨리오사AI'는 2019년 당시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글로벌 인공지능(AI) 칩 벤치마크 테스트 'MLPerf'에 참가해 이미지 분류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동형 암호 기술 기반의 머신러닝 솔루션을 개발 중인 '디사일로'도 보안 분야 학술대회인 iDash 동형암호 부문 1위를 차지했다. AI 기반 법률·특허 번역 스타트업 '베링랩' 역시 국제기계번역학습대회(WMT2020)에서 '단어 단위 사후 교정'(Word-Level Post-editing Effort)'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최근 800억원 상당의 투자를 유치한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반도체 개발 특성상 긴 시간과 많은 인력 투자가 필요한데 법인도 설립하지 않은 2017년 당시 우리의 비전에 힘을 실어준 유일한 투자자가 네이버 D2SF였다"며 "D2SF 투자를 유치했다는 건 네이버의 뛰어난 기술 전문가들로부터 검증받았다는 인증과도 같다"고 귀띔했다.
6년 간 네이버 내 조직과 교류한 스타트업 670여 팀
양 리더는 D2SF가 투자자를 넘어 네이버의 조직과 스타트업을 이어주는 '코디네이터' 역할까지 한다고 힘줘 말했다. 실제로 D2SF가 지난해 818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 조사한 결과 D2SF에 가장 기대하는 항목 1위가 '네이버와의 교류·협력'이었다.

그는 "투자팀 중 71%가 네이버와의 접점을 찾는 데 성공해 구체적 협력을 논의 중"이라며 "스타트업과 네이버의 기술·서비스 조직이 교류하는 기회를 꾸준히 만들었고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창업 직후 D2SF 투자를 유치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라이'는 네이버랩스 데이터를 활용해 자율주행 시뮬레이터를 구축했다. 네이버랩스는 다시 이를 활용해 고도화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도로자율주행 로봇 플랫폼(ALT)에 탑재하는 선순환 효과를 냈다.

양 리더는 이 같은 협력이 네이버 입장에서는 기술·서비스 품질을 빠르게 고도화하고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초기에 교류를 확보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윈윈(Win-Win) 사례'라고 평가했다. 지난 6년간 D2SF를 통해 네이버 내 각 조직과 직·간접 교류한 스타트업만 670여 팀에 이른다.

네이버와 스타트업의 교류가 인수합병(M&A)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2017년 네이버가 인수한 AI 챗봇 모델링 스타트업 '컴퍼니AI', 2019년 스노우가 인수한 '버즈뮤직', 지난해 네이버웹툰에 인수된 스타트업 '비닷두'가 대표적이다.

AI 학습 데이터 플랫폼 기업 '크라우드웍스'의 박민우 대표는 "D2SF 투자 직후부터 클로바, 파파고 등 네이버의 AI 데이터 수집 및 가공 프로젝트를 협력해왔다"며 "네이버와의 연결고리를 기반으로 국내 수많은 AI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했고 D2SF 스타트업 커뮤니티에서도 상당수의 파트너를 만날 수 있었다"고 했다.
"스타트업 전용공간 콘센트는 '콜라보레이터리'"

양 리더는 "연내 완공 예정인 네이버 제2사옥에 1개 층 규모로 스타트업을 위한 별도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라면서 "네이버와 스타트업이 함께 실험하고 교류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제2사옥에 마련될 스타트업 전용공간의 콘셉트는 '콜라보레이터리'(Collaboratory)"다. 서로 벽을 허문 공간에서 함께 성장하자는 의미를 담았다"며 "스타트업 투자는 일방적 지원이 아닌 교류와 협력을 통해 성장하는 게 핵심이다. 제2사옥에서 네이버와 스타트업이 한층 더 깊이 교류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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