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전도사' 홍혜걸 박사, 폐암 고백…"나도 걸렸다" [전문]

입력 2021-06-08 16:12   수정 2021-06-08 16:19


의학 박사 출신 방송인 홍혜걸이 유상철 전 감독을 추모하며 폐암 투병 소식을 전했다.

홍혜걸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상철 님이 췌장암으로 숨졌다"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홍혜걸은 "저도 폐암에 걸렸다"고 전해 충격을 안겼다.

홍혜걸은 "암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며 "미처 진단받지 못하고 죽는 경우를 포함하면 2명중 1명이 일생에 한 번은 암에 걸린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암이 걸리는 원인에 대해 홍혜걸은 "운"이라고 단언하며 "금연, 절주, 운동 등 아무리 노력해도 암의 3분의 2는 세포분열 과정에서 랜덤 그러니까 무작위로 생긴다"고 존스호킵스대 연구 결과를 전했다.

그러면서 "유상철 님의 췌장암이 그가 건강관리를 소홀해서 혹은 부모로부터 나쁜 유전자를 물려받아서가 아니란 뜻"이라고 강조했다.

또 "초대한 저명한 의사들도 암에 걸린다"며 "한분은 혈액종양내과인데 백혈병에 걸리셨고 다른 한분은 방광암으로 방광을 떼어내 밤에 2시간마다 소변보러 깨어야한다고 한다"면서 자신의 폐암 투병을 고백했다.

홍혜걸은 "저도 좌측 폐에 1.9cm 간유리음영이 있다"며 "조직검사하면 백발백중 폐암이니 수술로 떼어내야한다고 말하지만, 폐 절제가 매우 부담스러워 최대한 지켜보면서 미루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홍혜걸이 지난해 제주도로 내려온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홍혜걸은 "암은 동일부위 동일병기라도 예후가 다르다"며 "1기암이라도 증식 빠르고 전이 등 침습 강하면 수술받아도 죽을 수 있고, 같은 사람의 암이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암세포의 유전자가 달라지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몸 속에서 암이 생긴다"며 면역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면역을 높이기 위해 올바른 섭생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로와 스트레스는 면역을 떨어뜨리고 염증을 증가시킨다"고 조언했다.

홍혜걸은 "저도 처음 진단받은후 많은걸 내려 놓았다"며 "그래서인지 최근 3년 동안 크기와 성상의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또 서울대 병원장을 지난 한만청 선생님의 예를 들며 "직경 14cm 간암이 폐로도 전이돼 1997년 두차례나 수술받았다"며 "그런데 올해 88세임에도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고 계신다"고 적었다.

이어 "결론은 그냥 즐겁게 살자는 것"이라며 "집사람과 저는 선문답처럼 '감행조'란 말을 주고 받는다. 매사 감사하고 행복해하고 조심하자는 뜻이다. 여러분도 감행조 하라"고 덧붙였다.

홍혜걸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의학 박사 출신 기자로 유명세를 얻었다. 이후 각종 TV 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하며 입담을 뽐냈고, 아내 여에스더와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반려견과 함께 제주도로 내려간 후 현재까지 '제주 살이'를 하고 있었다.

여에스더는 제주 살이에 대해 "SNS에 중독된 남편이 언제 사고칠지 모르는 폭탄같은 존재여서 제주도로 귀양 보냈다"고 밝혔지만, 실상 폐암 발병으로 요양을 위해 제주 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홍혜걸 글 전문
유상철 님이 췌장암으로 숨졌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많은 사람들을 한껏 행복하게 해준 분이니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겁니다.

암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수명이 늘면서 세포도 늙고 손상받기 때문입니다. 미처 진단받지 못하고 죽는 경우를 포함하면 2명중 1명이 일생에 한번은 암에 걸린다고 봐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암도 운입니다. 금연, 절주, 운동 등 아무리 노력해도 암의 3분의 2는 세포분열 과정에서 랜덤 그러니까 무작위로 생깁니다. 수년전 존스홉킨스대의 수리모델을 이용한 연구결과입니다. 유상철 님의 췌장암이 그가 건강관리를 소홀해서 혹은 부모로부터 나쁜 유전자를 물려받아서가 아니란 뜻입니다.

인사이트 인터뷰로 초대한 저명한 의사들도 암에 걸립니다. 한분은 혈액종양내과인데 백혈병에 걸리셨고 다른 한분은 방광암으로 방광을 떼어내 밤에 2시간마다 소변보러 깨어야한다고 합니다. 저도 좌측 폐에 1.9cm 간유리음영이 있습니다. 꽤 큽니다. 조직검사하면 백발백중 폐암이니 수술로 떼어내야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최대한 지켜보면서 미루고 있습니다. 폐 절제가 사정상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제가 제주 내려온 이유이기도 합니다.

암은 동일부위 동일병기라도 예후가 다릅니다. 암세포가 지닌 돌연변이 유전자가 각양각색이기 때문입니다. 1기암이라도 증식 빠르고 전이 등 침습 강하면 수술받아도 죽을 수 있습니다. 같은 사람의 암이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암세포의 유전자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어제까지 듣던 항암제가 오늘 안듣는 이유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몸 속에서 암이 생깁니다. 수십조나 되는 세포들이 한두달 주기로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암세포=암”은 아닙니다. 면역이 암세포 증식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면역의 핵심은 올바른 섭생입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고 운동 열심히 하고 몸에 나쁜걸 하지 않는 겁니다. 마음의 평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과로와 스트레스는 면역을 떨어뜨리고 염증을 증가시킵니다.

저도 처음 진단받은후 많은걸 내려 놓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3년 동안 크기와 성상의 변화가 없습니다. 물론 아무 것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어느 때인지 모르지만 악화될 조짐이 보이면 결국 수술받아야할 것입니다. 자칫 타이밍을 놓치면 안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만 어느 경우든 제 선택이니 후회는 없습니다.

희망적 사례도 있습니다. 서울대병원장을 지내신 한만청 선생님입니다. 직경 14cm 간암이 폐로도 전이돼 두차례나 수술받았습니다. 97년의 일입니다. 그런데 올해 88세임에도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고 계십니다.

결론은 그냥 즐겁게 살자는 겁니다. 집사람과 저는 선문답처럼 “감행조”란 말을 주고 받습니다. 매사 감사하고 행복해하고 조심하자는 뜻입니다. 여러분도 감행조 하십시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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