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부사장 "車산업, 스마트폰 등장 때와 비슷…현대차·모비스 유망"

입력 2021-06-08 17:34   수정 2021-06-09 01:10

안정환 BNK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부사장·사진)는 위기에서 기회를 찾는 사람이다. 금융위기가 있을 때마다 수익률을 대폭 끌어올렸다. 코로나19가 터진 작년 초 펀드 자산의 70%가량을 LG화학에 투자해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BNK자산운용 대표 펀드인 ‘BNK튼튼코리아1호(A클래스)’는 최근 1년 수익률이 67%(8일 기준)가 넘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심스러운 투자를 하고 있다. 시장 분위기가 과거와 달라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안 부사장은 “이제는 흐르는 강물에서 낚시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가두리 양식장에서 물고기를 잡던 작년과 상황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최근 시장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코스피지수가 3200을 넘어섰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는 않습니다. 실적전망치가 빠르게 올라가면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2~13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실적 장세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테이퍼링 우려도 있습니다. 하반기에 급등장보다는 박스권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 코스피는 3400~3450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하락장이 오더라도 지수가 2900~3000선에서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할까요.

“하반기에는 기대치를 낮추고 현금 자산 내에서 투자해야 합니다. 2~3배 수익을 올리는 시기는 지났습니다. 다만 은행, 조선, 해운, 자동차는 상승 모멘텀이 남아 있습니다. 이들 종목은 물가 상승으로 수혜를 볼 수 있습니다. 은행은 금리 상승 초기에 실적이 개선됩니다. 본격적인 금리 상승 국면이 오면 주가가 더 오를 여지가 있습니다. 일부 은행주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은행 ROE 10%는 의미가 큽니다.”

▷조선업은 슈퍼 사이클 얘기까지 나옵니다.

“조선은 수주 잔액을 2년치 이상 확보했습니다. 올해 물동량이 급증하면 수주가 더 늘어나는데, 앞으로 들어오는 계약은 가격을 높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원자재 가격이 올랐지만 상품 가격에 전가시킬 여지가 충분하죠. 특히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 노후 선박 교체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신규 수요와 교체 수요가 맞물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추격하기보다 지수가 조정받을 때마다 이런 종목을 분할로 매수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자동차가 유망한 이유는 뭔가요.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수혜를 볼 수 있습니다. 물가가 오르면 자동차 같은 내구재 소비가 늘어나죠. 중장기적으로는 교체 수요에 따른 구조적 성장이 예상됩니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이 보급되면서 신제품을 취득하려는 욕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클래식카의 대명사인 벤츠 S클래스를 봤습니다. 음성명령으로 모든 기능을 조작하도록 바뀌었더군요. 다른 업체는 변화가 더 클 것입니다. 자동차산업은 스마트폰이 처음 출시될 때와 비슷합니다.”

▷삼성전자와 반도체 업황은 어떻게 봅니까.

“삼성전자는 모바일이 정체되고 반도체가 호황인 상황입니다. 5세대(5G) 이동통신이 도입됐는데도 교체 수요가 부진합니다. 모바일 수요가 돌아서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주가는 그동안 많이 빠져서 앞으로도 8만원 전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장기 투자자에게 8만원 아래는 가격 메리트가 있습니다.”

▷장기 투자로 추천할 만한 종목이 있습니까.

“현대차는 제네시스라는 고급 브랜드와 전기차 라인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역대 최대치인 11%를 기록했죠. 밸류에이션도 비싸지 않습니다. 12개월 선행 PER이 10~11배 정도입니다. 현대모비스는 그룹사의 전기차가 잘 팔리면 고스란히 실적을 가져가는 회사입니다.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어 승계가 끝나면 주가가 탄력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개인투자자에게 조언을 한다면요.

“모두가 미래를 긍정할 때 결과는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주가가 많이 올랐고, 테이퍼링 등 리스크 요인이 있는 상황에서는 ‘빚투’를 지양해야 합니다. 최근 오르는 종목보다 떨어지는 종목이 많습니다. ‘내가 산 종목만 왜 안 오르지?’라며 반문하는 투자자도 있었을 것입니다. 돈을 벌기 쉬운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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