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미투' 변호사 "'피해자 후보' 사진 돌아…2차 가해 심각"

입력 2021-06-08 18:46   수정 2021-06-08 18:55


로펌의 대표변호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후배 변호사 측이 구체적인 수사결과를 밝혀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경찰 수사를 받던 대표변호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끝날 수밖에 없지만, 그와 별개로 수사결과를 밝혀 2차 가해를 막아달라는 것이다.

피해자 A변호사의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는 8일 오후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와 서울 서초경찰서를 차례로 방문해 경찰이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수사 결과와 판단을 발표할 것을 요청했다. 이 변호사는 "법조계의 2차 가해가 심각하다"며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변협은 피해자 보호 조치를 강구해달라"고 강조했다.

피해자측은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수사 내용이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A변호사는 호소문에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진실이 성폭행인지 화간인지 알 수 없다는 질문을 하고 있다"며 "수사 내용이 발표되지 않는 한 위와 같은 질문이 제게 계속 꼬리표처럼 달라 붙을 것"이라고 했다.

법조계에서 피해자의 신상을 캐내려는 시도도 있다고 지적했다. A변호사는 "이른바 '피해자 후보들'의 사진이 몇몇 단체 카톡방에서 돌아다니고 있다"며 "가해자가 운영했던 법무법인에 재직했던 여자 변호사들을 추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심각한 2차 가해이며, 사건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다른 여자 변호사들도 심각하게 모욕하는 일"이라며 "저의 신상 역시 노출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생겼다"고 했다.

피해자 측은 피의자의 사망으로 사건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더라도 피해의 실체는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송치를 앞두고 있었던 사건이므로 수사가 마무리된 상황"이라며 "경찰에서 이 사건의 수사 결과를 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피해자 A변호사는 2019년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후 채용된 로펌에서 대표변호사 B로부터 여러 차례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해 12월16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으로 B변호사를 고소했다.

하지만 B변호사는 경찰 조사 중이던 지난달 26일 오전 4시경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수사를 받던 피의자가 사망하면 경찰은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다. 모든 수사는 형사 처벌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형사 처벌을 받을 사람이 없어지면 수사를 하지 않는 것이다.

A변호사 측은 "지난달 13일에는 경찰에서 '기소의견으로 B변호사를 송치할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전해 들었다"며 경찰이 수사결과를 통보해야 할 당위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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