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증시도 한국과 비슷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가가 폭락하자 저가 매수 기회를 잡은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됐다. 부동산 규제로 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온 것도 공통점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으로 풍부한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됐다”며 “개인투자자 비중이 통상 60~70%였는데 지난달 85%까지 올라갔다”고 전했다. 한국의 ‘동학개미’처럼 이들을 일컫는 ‘F0’라는 신조어도 있다. 베트남 방역당국이 코로나19 확진자를 감염 경로에 따라 ‘F+숫자’로 분류하는 것을 본떠 ‘처음 시작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주식투자 새내기를 일컫는 말이다.
베트남 시장 자체도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베트남은 1억 명이 넘는 인구 중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이 70%에 달한다. 베트남 경제는 이 같은 인구 구조를 기반으로 제조업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투자은행 HSBC는 올초 베트남을 ‘올해의 유망 투자지역’ 중 하나로 꼽았다.
MSCI 프런티어마켓 지수 내에서 베트남 비중이 확대되면서 베트남 증시에 유입되는 외국인 투자자금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증시 급등으로 차익실현 욕구가 커졌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올라가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졌고, 최근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이 연구원은 “베트남은 장기적으로 유망한 시장이고 연초에 비해 실적 전망치도 올라가고 있지만 들어가기 버거운 수준의 주가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 조정 이후 저평가 유망주를 골라 담는 전략을 권했다.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은 전통의 베트남 대표주다. 자동차 자회사 빈패스트가 미국 증시 상장에 성공할지도 관심사다. 빈패스트의 기업 가치는 최소 500억달러(약 55조원)로 추산된다. 현대차 시가총액(7일 종가 기준 51조6000억원)을 뛰어넘는다.
개별 종목이 어려우면 지수에 투자하는 패시브 전략이 대안이다. 베트남 정부는 보험, 은행 등 기간산업에 해당하는 종목의 경우 외국인 보유 비중을 제한한다. 우량주는 이미 한도가 차서 증권사를 통해 웃돈을 주고 매수해야 한다. 현지 상장지수펀드(ETF)인 다이아몬드 ETF는 우량주 중 규제산업으로 개별 종목 매수가 어려운 종목을 추린 다이아몬드지수를 추종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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