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샤오미 겨눈 삼성의 무기…신형 갤럭시 가격 확 내린다

입력 2021-06-10 13:56   수정 2021-07-10 00:01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출시할 '갤럭시' 라인업 가격대를 확 낮출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빅사이클(대호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으로의 세대 교체가 이뤄지는 타이밍에 가격경쟁력 확보가 필수 전략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갤폴드3·갤플립2 가격 최대 20% 인하할 듯"
10일(현지시간) 해외 정보기술(IT) 매체인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출시할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의 가격이 최대 20%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갤럭시S21 팬에디션(FE) 출고가 역시 종전보다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샘모바일은 갤럭시Z폴드3의 경우 최대 400달러(약 44만원)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Z폴드2의 출고가가 1999달러(국내 가격 239만8000원)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갤럭시Z폴드3의 국내 가격은 200만원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다.

지난해 출시된 클램셸 타입(위아래로 접는)의 갤럭시Z플립2 가격은 1380달러(국내 가격 165만원)였다. 400달러 인하될 경우 980달러(약 109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샘모바일은 기존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유사한 성능과 디자인을 갖췄지만 가격을 낮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인 모델 갤럭시S21 FE의 출고가가 70만~80만원대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올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21 출고가가 이미 100만원 이하(99만9900원)로 책정된 바 있다. 샘모바일 보도대로라면 갤럭시S21 FE는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20 FE(89만9800원)보다 더 낮은 가격대에 출고될 것으로 보인다.
4G→5G 세대교체 본격화…중저가 경쟁 불붙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주력 제품들 출고가를 크게 떨어뜨리면서까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이유는 중국 업체들 견제에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약 87%에 달했다. 하지만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든 샤오미가 100만원대 가격의 폴더블폰으로 승부수를 던지자 삼성전자도 맞불을 놓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폴더블폰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점유율을 뺏기지 않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속내란 얘기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1 FE를 중심으로 중국 스마트폰 공세를 방어하기 위해 앞으로 중저가폰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 삼성전자는 20만원대 '갤럭시 A22 5G', 30만원대의 '갤럭시 A32 5G(갤럭시 점프)' 등 보급형 스마트폰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샘모바일은 폴더블폰을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프리미엄급 사양에 가격도 저렴한 갤럭시S21 FE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20 FE은 출시 한 달 만에 200만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올 하반기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에서 5G폰으로의 세대교체가 본격화하는 점도 중저가 전략에 불을 붙였다. 올 하반기 이동통신3사와 삼성전자는 플래그십부터 최저가 보급형 모델까지 신제품 라인업을 모두 5G 모델로 구성했다. 5G로의 단말 교체가 가속화해 연내 5G 가입자 2000만명 돌파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KT가 지난달 단독 출시한 갤럭시 점프(A32 5G)가 판매에 들어간 가운데 SK텔레콤은 갤럭시F42 5G, LG유플러스는 갤럭시A22 5G 출시를 놓고 시기를 저울질 중이다. 삼성전자는 유럽과 일본 등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갤럭시A52도 5G 모델로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아이폰12에 이어 아이패드 프로 5세대까지 5G를 전면에 내세운 애플 역시 하반기 신제품 가운데 별도 LTE 모델 출시가 없다는 점도 5G로의 가속화에 힘을 보탰다.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7.7% 성장"
삼성전자가 저가 전략을 들고 나온 이유는 또 있다. 글로벌 경제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대유행) 공포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급반등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와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13억8000만대로, 전년 대비 7.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2019년과 지난해 하향곡선을 그린 스마트폰 시장이 2년 만에 반등세로 전환해 빅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IDC는 성장세가 내년까지 이어져 출하량이 14억3000만대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다른 기관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직 애널리틱스(SA)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대비 5% 증가하고 내년 판매량은 9%나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는 5G폰 시장 성장세가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IDC는 올해 5G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30% 가량 증가할 것으로 봤다.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세자릿 수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5G폰 시장에서는 애플과 삼성전자 외에도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어 시장 장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G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이 30.2%로 1위를 기록했고 오포(16.1%)와 비보(14.5%)가 그 뒤를 이었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5G 시장에선 점유율 12.7%로 4위에 그쳤다. 5위인 샤오미(12.4%)와의 격차도 얼마 나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5G폰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34.6%) 대비 21.9%포인트 급락했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아이폰12 출시로 고가 5G폰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 저가폰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1월 갤럭시S21을 조기 출시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로선 필사적으로 5G 점유율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가세로 5G폰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이언 레이스 IDC 부사장은 "5G 시장에서 공급 측면의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5G 안드로이드 기기의 평균 판매 가격 2021년 456달러로 12% 하락하고, 내년에는 400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서 혁신이 가능한 영역이 사실상 '카메라'와 '가격'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며 "삼성전자가 애플처럼 충성도 높은 소비층을 보유한 게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카메라 기능 강화와 가격 경쟁력 확보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 점유율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가격 하락 정책의 핵심은 중국"이라며 "고가임에도 중국인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는 애플 노선을 택할지, 가격적 매력을 가진 샤오미 노선으로 갈지, 삼성전자는 포인트를 확실히 잡으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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