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올라갈 일만 남았다"…영업 박차 가하는 이랜드 [비상장사 탐구생활]

입력 2021-06-11 16:48   수정 2021-06-11 17:02


[편집자주] 이랜드 그룹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시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수 년 간의 그룹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타이밍에 패션·유통·레저 등 주력 사업들이 대형 악재를 맞았다. 최근 경기 회복에 힘입어 영업이 안정을 되찾고 높은 기업가치와 안정된 신용도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던 이랜드의 주력 계열사 이랜드리테일이 상장을 자진철회한 까닭은 기업가치가 과도하게 저평가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선 오프라인 소매업 몰락을 뜻하는 ‘리테일 아포칼립스(Retail Apocalypse)’란 말까지 유행했다. 때마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며 유통업의 온라인 매출 비중이 50% 수준까지 치고 올라왔다. 그러나 이랜드 유통부문은 올해 경기 회복과 함께 흑자 전환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랜드의 유통부문은 코로나19 여파를 극복하고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적응하며 성장 궤도에 진입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회복중인 유통부문 영업

이랜드리테일은 올 1분기에 작년보다 10.7%늘어난 매출(자체관리회계 기준)을 기록했다. 회복세가 점점 가팔라져 킴스클럽의 경우 지난 3월엔 전년대비 매출이 15%, 영업이익은 200% 씩 각각 늘어난 실적을 기록했다. 전체 실적 기준으로 아직 2019년 수준에 못미치지만 이랜드리테일 자체적으로는 3분기 이후엔 2019년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이랜드 그룹 유통부문은 매출이 전년 2조776억원에서 1조17411억원으로 줄어들고 6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이랜드의 유통부문은 그룹 매출의 35% 가량을 책임지며 패션부문과 함께 그룹의 축을 이루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의 NC백화점, 뉴코아 등 백화점형 도심 아울렛 매장 45곳과 이 곳에 입점한 킴스클럽이 중심이다. 외부 브랜드 상품 뿐만 아니라 자체 브랜드(PB) 의류도 판매한다.

점포 구조조정, 온오프라인 연계
이랜드리테일은 코로나19로 인해 실적이 더 이상 내려갈 데 없는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진행해온 점포 구조조정의 효과로 수익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에만 인천 송도 NC백화점 커넬워크점, 대구 동아아울렛 본점, 2001아울렛 수원남문점 등 영업이 부진한 5개 점포 문을 닫았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계하는 '라이브 커머스' 등 새로운 전략도 본격화한다. 지난해 오픈한 NC신구로점(옛 AK플라자)에선 쇼 호스트가 매장의 상품을 소개하는 라이브쇼핑 방송으로 화제를 모았다. 고객이 라이브방송을 보고 매장으로 찾아와 직접 물건을 보고 구입하거나,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다. 지난 4월 뉴코아 광명점에도 ‘라이브방송 전용 스튜디오 매장’을 열었다. 촬영, 배송, 판매가 연결된 매장을 설계해 라이브 방송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배송을 시작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품추천과 실시간 쿠폰 발행 등의 마케팅도 준비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온라인 부문 매출 역시 지난해 3313억원에서 올해 770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메신저, 인터넷 쇼핑과 라이브 방송 등 온라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이랜드리테일의 '이랜드몰'을 이커머스 플랫폼 카페24와 연동시켰다.
기업가치 과도한 저평가
영업 회복과 동시에 재무건전성 개선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의 총차입금 2조6053억원 가운데 1년이내 만기 돌아오는 단기성 차입금이 1조1351억원에 달하는 반면 현금성자산이 2712억원에 불과해 일각에선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대부분 담보 채무로 이뤄져있어 무난하게 연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엔 천안의 이랜드리테일 물류센터를 네오벨류파트너자산운용에 1600억원에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다.

다만 오프라인 유통기업을 과소평가하는 시각은 재무구조 개선에 걸림돌이다. 이랜드리테일 뿐만 아니라 기존 유통기업의 주가는 과거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롯데쇼핑의 시가총액은 약 3조5000억원으로 쿠팡의 시가총액 80조원의 20분의 1에도 못미친다. 매각이 진행중인 이베이코리아의 가격이 4~5조원에 달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롯데쇼핑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0.35배에 불과하다. 신세계와 이마트 역시 시가총액이 순자산총액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업계에선 쿠팡을 비롯한 기업들이 온라인 사업에서 적자를 감수하고 출혈경쟁을 벌이는 점도 감안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공세가 장기간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머지않아 기존 유통기업이 재평가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높아진 부채비율에 대해선 회계기준 변경으로 인한 효과를 감안해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주장한다. 2018년 이전까진 건물을 임차해 매장을 운영할 경우 연 임대료만 비용으로 처리됐으나, 바뀐 기준으로는 임대차 기간 전체비용이 리스부채가 된다.이랜드리테일의 부채비율은 2018년 91%까지 떨어졌으나, 지난해 다시 150%까지 올랐다. 다른 유통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롯데쇼핑은 같은 기간 부채비율이 111%에서 196%로 상승했다. 이랜드 그룹 관계자는 "회계기준 변경으로 부채 규모가 과대평가됐다 "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이 기사는 06월04일(07:5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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