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색' 더 짙어진 이주열, 강해진 금리 인상 '시그널'

입력 2021-06-11 17:42   수정 2021-06-18 16:11

한국은행이 연내 금리인상 ‘깜빡이’를 확실히 켰다. 3분기엔 금리인상 쪽으로 돌아서는 금융통화위원이 늘고, 4분기에 현 연 0.50%인 기준금리를 연 0.7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시장의 관심은 추가 금리인상 시점으로 옮겨가고 있다.
“통화정책 질서 있게 정상화”
이주열 한은 총재(사진)는 11일 창립기념사에서 하반기 역점 사항을 설명하면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 있게 정상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반기에 인상하겠다는 뜻을 뚜렷하게 내비친 것이다. 금리인상 ‘깜빡이’를 켠 것은 최근 실물경제 회복세와 맞물린다. 이 총재는 “하반기 우리 경제는 회복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며 “수출과 투자가 호조를 지속하고 소비도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 같은 회복세를 반영해 지난 5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에서 4%로 1%포인트나 끌어올렸다.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가 지난 10일 1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백신 보급 속도가 빨라진 것도 실물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은은 백신 보급이 예상보다 빨라지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성장률이 4.8%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저금리로 폭증한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도 상당했다. 이 총재는 “차입금을 바탕으로 부동산 주식 암호자산 등의 투자가 확대됐다”며 “실물경제에 비해 자산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자산불평등이 심화됐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765조원으로 작년 1분기 말보다 153조6000억원(9.5%) 불어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액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컸다. 가계의 차입금이 흘러든 자산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은 안팎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억제하고 자산시장 투자 열기를 식혀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총재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상승 압력이 커지는 물가에 대해서도 우려를 내놨다. 지난달 수입물가지수(2015년 수준 100)는 112.41로 작년 5월에 비해 13.8%나 뛰었다. 정부도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3월부터 이달까지 넉 달째 경제동향을 통해 인플레이션 우려를 언급했다.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는 배경이다.
내년부터 추가 인상에 무게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통위 회의는 올해 7월 15일, 8월 26일, 10월 12일, 11월 25일 등 네 차례 남았다. 한은 안팎에서는 올해 7~8월 회의 때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고승범·조윤제·임지원 금통위원이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소수 의견이 나온 직후 1~4개월 뒤 통화정책의 변화가 이뤄졌다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4분기에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추가 금리인상 시점에도 관심이 커져가고 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기준금리를 한 번 올리고 끝나는 경우는 드물었다”며 “이례적 수준으로 낮아진 금리를 정상화하려면 한 차례 인상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연내 금리인상에 이어 이 총재 임기인 2022년 3월 31일 전까지 한 차례 더 인상해 기준금리를 연 1.0%까지 올릴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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