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차트 1위 했다고 저작권 대박? "관리 필요해" [크리스권의 셀럽&머니]

입력 2021-06-11 09:10   수정 2021-06-11 10:53



비즈니스 매니저로 일한 지 햇수로 10년이 넘자 주변 지인을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 있다. 대부분 '저작권은 정말 효자 노릇을 하나요?', '저작권이 있으면 안정적인 삶이 가능한가요?' 같은 내용이다.

우선 우리가 흔히 얘기 하는 저작권은 음반제작자에게 주어진 음원으로 발생한 수입을 분배 받는 권리다. 가수의 경우 저작권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실연자로서 저작인접권의 일종인 실연권을 갖게 된다. 본 컬럼에서는 이해를 돕기 위해 저작권이라는 말로 통일해서 사용하겠다.

이 같은 저작권에 대한 질문에 정답은 없다. 돈이라는 게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다시피 저작권 또한 마찬가지다. 저작권료가 많이 들어오는 시기도 있지만 미미할 때도 있다. 그때그때 다르다는 게 필자의 의견이다.

'가수 A씨의 저작권료는 얼마인가?'에 대한 질문도 많다. 물론 A씨의 저작권 수입은 많다. 하지만 그의 수입 중 저작권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다. 연예 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이 훨씬 많다는 말이다.

저작권의 장점은 사후 70년까지 저작권료가 발생한다는 점에 있다. A씨가 죽은 후에도 70년 동안 자녀들에게 저작권료가 입금된다. 잘 만든 곡 하나가 3대를 먹여살린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이런 까닭에 최근에는 저작권을 자산으로 평가하여 거래가 되고, 이런 저작권을 거래하는 거래소가 만들어지기까지했다. 실제로 주류 은행과 금융회사들이 저작권을 사모으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저작권을 보유한 작곡가들에게 제안을 하고 있다. 필자 역시 사고자 하는 쪽과 팔고자 하는 쪽으로부터 제안을 받기도 했다.

그렇다면 곡의 저작권은 어떻게 책정되고, 어떤 곡이 가장 많은 수익을 발생시킬까?

이를 설명하기 위해선 노래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통되는지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노래를 만들면 유통사에 등록을 하고, 등록이 마무리 되면 음원 수익이 발생하는데, 몇 달에 한번씩 그 수익을 정산한다. 누군가 노래를 다운받거나 들으면 음원 수익이 발생하는데, 최근엔 다운로드 외에도 스트리밍을 통해 들을 수 있다보니 정확한 수익을 규정하기가 어렵다.

일반적인 유통사를 예로 들어보자면 평균 20~30%의 유통 수수료를 제하고 남은 70~80%에서 제작자와 저작자, 실연자가 일정한 비율로 나눈다. 70~80%를 다 가지려면 직접 곡을 만들고 직접 제작하고 직접 불러야 하는 구조다. 작곡가에게 곡을 받아 노래를 부르는 기존 가수들에겐 불리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싱어송라이터가 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작권료와는 별개로 실연자 수입이라는 게 있다. 저작권 협회와 실연자 협회에 등록하면 실연자 수입이 발생하는데, 이는 저작물을 연주·가창 등으로 표현하거나 저작물이 아닌 것을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사람에게 주는 비용이다. 노래방이나 방송 등에서 활용되는 곡을 부른 가수, 연주자, 지휘자 등에게 지급된다.

미국에선 빌보드 차트에 진입하면 거액의 저작권료가 정산된다고 한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그렇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선 멜론에서 1위를 해도 정산되는 저작권료가 적을까.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았을 때 수익 분배 체계가 크게 다르지 않은데도 말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시장이 작다는 데 있다. 미국은 글로벌 음악 산업의 중심에 있으니 설명이 필요없고, 일본의 음악 시장이 한국의 10배 이상 크다. 혹자는 30배 이상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 일본에서 인기를 얻은 가수의 경우 해외 저작권과 관련된 수익이 많이 발생하지만 한류의 중심인 동남아나 중국 등에서 인기를 얻은 경우엔 수익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개선이 시급하다.

저작권의 징수 방식 또한 해외와는 차이가 있다. 일본과 독일은 우리나라처럼 저작권 협회가 중앙에서 관리해주는 시스템이지만 미국은 퍼블리셔 중심 개념이다. 시장의 논리에 따라 징수 기관이 수익을 많이 가져가는 구조이다보니 저작권 보호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정확하고 깨끗한 정산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언론에는 이미 수억원의 저작권을 가진 저작권 부자들이 있다고 보도해왔다. 때문에 곡을 많이 발표한 가수는 저작권료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곡의 개수와 저작권료가 비례하지 않다는 걸 짚고 넘어가고 싶다.

가수 B 씨는 저작권 협회에 등록된 곡은 많지만 실제 수입으로 이어지는 저작권료는 크지 않다.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듣느냐에 있다. 아무리 곡이 많아도 아무도 듣지 않는다면 저작권료는 발생하지 않는다.

필자는 문화적 가치는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고 있는데, 사회적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고 싶다. 저작권과 관련된 현행제도에서 부족한 부분을 개정하고, 저작권료가 제대로 징수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2018년에 커피숍이나 호프 등 공개적인 장소에서의 음악 사용료 징수에 대한 법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이 법안에도 구멍은 있었다. 15평 이하의 매장이나 전통시장에서의 사용은 허가하는 등 완전한 규모의 징수는 하지 못했고, 이 또한 인력의 부족으로 제대로 징수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필자는 오래 전부터 저작권에 대한 정당한 가치 보호를 주장해왔다.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음악을 사용하면 비용을 공정하게 부담하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누군가가 만들어 내놓은 물건은 돈을 주고 사면서도 음악은 공짜로 들으려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도 개인의 자산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란다. 소수의 유명 작곡가나 유명 가수를 제하고 보면 음악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에게 저작권은 직업에서 응당 필요한 생계수익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릴적부터 필자는 우리나라는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술 개발과 수출만이 살 길이라고 배워왔다. 저작권에 대한 제도의 개선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은 명곡을 탄생시키는 초석이 될 것이고, 이는 글로벌 아티스트 육성에 발판을 마련할 것이다. BTS가 다져 놓은 K-POP 열풍을 오래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저작권에 대한 효과적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크리스권(국내 1호 비즈니스매니저, BMC(비즈니스매니지먼트코퍼레이션) 대표)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및 관련 문의 ; m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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