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년 '꿈·미래' '좌절·분노' 외면하면 기성 정치 공멸한다

입력 2021-06-13 17:21  

30대 중반 ‘청년 정치인’이 보수를 자임해온 제1야당 대표가 된 것은 다시 봐도 이변이고 하나의 사건이다. 여야 정계의 놀라움이 커 보이지만, ‘이준석 신드롬’이 던지는 메시지는 기성 정치권에 국한된 게 결코 아니다. 또한 정치를 넘어 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부문에서 대한민국이 진짜 공정·정의를 기반으로 미래를 열자는 시대적 바람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이준석 돌풍을 보면서 가장 크게 반성하고 재출발해야 할 곳이 기득권의 아성을 쌓아온 정치권이라는 사실은 다시 언급할 필요도 없다. 정부와 여당 요직을 장악한 ‘좌편향 586세대’가 20~30대 청년에게 ‘수구 기득권’으로 비친다는 지적과 분석은 이미 숱하게 반복됐다. ‘조국 논란’을 비롯해 그동안 무수히 되풀이된 공정·정의 논쟁의 연장선에서 지금 한국 정치가 바탕부터 흔들리는 현상을 볼 필요가 있다.

진정 주목해야 할 것은 이준석 신드롬 이면의 배경과 원인이다. 2030세대를 정치판으로 끌어들이고, 적지 않은 5060세대가 이들에게 동조하게 만든 요인이 무엇인지 냉철히 봐야 우리 사회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청년세대의 ‘꿈과 미래’가 무엇인지, 이들은 왜 좌절했고, 어떻게 분노했는지 직시하자는 것이다. 한국 사회 모순이 여기에 있고, 포퓰리즘에 물든 채 ‘미래 세대 착취’에 부끄러움도 없는 기성세대의 반성점 또한 여기에 있다.

개혁과 변화를 가로막으며 청년을 무력과 냉소, 좌절토록 한 것은 구태 정치만이 아니다. 줄어든 일자리와 격차 심화, ‘영끌’ ‘빚투’까지 경제 이슈도 논란거리를 키워 왔다. 갈수록 노동 기득권이 높아지는 노조세력의 팽창부터 툭하면 ‘미투’ 논란을 던진 문화계에 이르기까지 기성세대가 모범을 보인 곳은 과연 어디인가 싶을 정도다. 소통·통합 같은 그럴듯한 말도 집권층의 일방 구호였을 뿐이었다. 그러면서 ‘국민소득 3만달러 덫’에 갇혀 산업화와 민주화의 가치도 잊어버린 퇴행 사회로 전락했다.

이준석 신드롬을 특정 정당의 일로만 볼 일이 아니다. 특정 정파적 관점에서 유불리를 계산하는 것도 단견이다. 이준석이라는 새 배를 띄운 성난 바다를 볼 필요가 있다. 말로는 “주목한다”면서도 폄하를 꾀하는 여당의 인식이 불안한 이유다.

청년세대의 변화 트렌드를 잘 파악하고 현명하게 대응하는 쪽이 리더십을 장악할 것이다. 2030세대 눈치나 살피고, 아부하자는 게 결코 아니다.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나아가 바르게 리드해야 한다. 이런 판에도 바뀌지 않으면 기성 정치는 공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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