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값 치솟자…삼계탕보다 비싸진 '金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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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6-15 17:28   수정 2021-06-23 16:51

메밀값 치솟자…삼계탕보다 비싸진 '金냉면'


여름철 별미로 꼽히는 평양냉면 가격의 도미노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평양냉면의 주재료인 메밀 가격이 급등해서다. 여기에 냉면의 육수를 내는 소고기 양지와 곁들여 먹는 계란까지 냉면 가격 오름세를 부추기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물냉면이 아니라 금(金)냉면” “삼계탕보다 비싼 평양냉면”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역대 최고가 메밀에 양지, 계란마저
15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에 본점을 둔 45년 전통의 평양냉면집 을밀대는 최근 냉면 가격을 1000원 인상했다. 물냉면 한 그릇 가격은 1만3000원. 삼계탕 한 그릇, 배달 치킨 한 마리와 맞먹는 가격이다. 서울 중구에 있는 평래옥과 남포면옥도 올 들어 냉면 가격을 1000원씩 올려 한 그릇에 각각 1만1000원, 1만3000원을 받고 있다. 봉피양에서 판매하는 메밀 100% 순면 냉면 가격은 1만7000원에 달한다.

가공식품 냉면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국내 냉장면 업계 1위 풀무원은 이달 초 여름철 판매량이 많은 평양물냉면 등 냉면 2종의 가격을 3.8% 인상했다.

평양냉면 가격이 줄줄이 오른 이유는 면의 주재료인 메밀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수입 메밀 도매가격은 ㎏당 평균 4020원을 기록 중이다. 전년(2950원) 대비 36.3% 올랐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메밀 도매가격 통계를 집계한 2004년 이후 최고치다. 국산 메밀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에 14만원 선에 거래되던 강원도산 메밀가루는 17만원대로 뛰어올랐다. ㎏당 8500원 수준이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메밀 주요 생산국인 중국과 몽골, 미국 등에서 생산량 자체가 감소해 국내로 들어오는 양이 크게 줄어 메밀 가격이 치솟고 있다”며 “국내 생산량은 지난해 역대급 장마 여파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메밀 가격만 오른 게 아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냉면 육수 맛을 결정하는 한우 양지의 올해 평균 도매가격은 ㎏당 4만6163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평균(4만4389원) 대비 4.0% 상승했다. 지난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유행으로 폭등한 계란 가격도 여전히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평년 기준 4000~5000원 수준이던 계란 한 판 가격은 75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 중구의 한 대형 메밀국수집 대표는 “최근 메밀과 한우 양지 등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올라 가격 인상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인건비와 물류비 부담도 커진 상황에서 더 이상 버텨낼 재간이 없다”고 토로했다.
서민식품 라면도 오를 듯
‘장바구니 물가’의 릴레이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올초부터 식품업체들은 원재료 가격 인상 압박에 즉석밥과 두부, 두유 등 생활 필수식품 가격을 앞다퉈 올리고 있다.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은 원재료 가격 폭등에 손을 들고 이달 초 대표 제품인 스팸과 소시지 등 육가공 제품 가격을 9.5% 인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2012년 9월 이후 9년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식품업계에선 다음 가격 인상 주자로 라면을 꼽는다. 라면의 원재료인 팜유와 밀(소맥) 시세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대신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팜유와 밀 가격은 각각 1년 전과 비교해 71%, 27% 상승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라면은 ‘서민 식품’이라는 인식 때문에 가격 인상을 결정하기 어려운 품목”이라면서도 “이미 원재료 가격 부담이 한계에 달한 상황이기 때문에 한 업체가 총대를 메고 인상에 나서면 다른 업체도 줄줄이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관 기자/임지우 인턴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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