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파업 불똥, 택배비 또 오르나

입력 2021-06-15 17:48   수정 2021-06-16 00:24


서울 강동구에 사는 최모씨는 지난 9일 온라인 쇼핑몰에서 휴대용 선풍기를 구매했다. 닷새가 지나도록 물건이 오지 않아 택배사에 문의했더니 “택배노조 파업 때문에 물건이 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최씨는 상품을 환불 처리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파업에 따른 배송 차질이 가시화하고 있다. 최씨 사례와 마찬가지로 일부 지역 주민이 택배를 받아보지 못하는가 하면, 우정사업본부는 택배 접수를 중단했다. 택배노조의 요구에 따라 택배비가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부 지역 배송 차질
15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는 전국에서 온 택배노조 조합원 5500여 명이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국회에서 ‘택배종사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회의가 마무리되는 16일까지 집회를 지속할 계획이다.

택배기사들의 노조 가입률이 11%에 그치기 때문에 아직은 정상 배송되는 지역이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택배업계 한 관계자는 “상경 투쟁을 한다면 14일부터 택배기사들이 손을 놓고 서울에 올라왔을 텐데, 아직 배송 차질은 없다”고 설명했다.

배송에 차질을 빚는 지역과 업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기사들의 노조 가입률이 택배업체와 지역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지연 상황도 제각각이다. 롯데택배 기사들이 담당하는 서울 송파구, 강동구, 은평구에서 배송이 늦어지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용자에게 “모든 소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안내를 하고, 11일부터는 인터넷과 콜센터 등을 통한 방문택배 접수를 받지 않고 있다.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는 아직 서울에서 배송에 차질이 생긴 지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등포경찰서는 “여러 명이 모이면 감염병이 확산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음에도 택배노조는 집회를 강행했다”며 “수사전담팀을 편성해 집회 주최자와 주요 참가자를 집시법·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택배비 추가 인상 가능성
이번 파업의 영향으로 최근 줄줄이 오른 택배비가 추가 인상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택배비는 택배노조의 압박을 받은 택배사들이 분류 인력을 추가로 고용하면서 그 영향으로 잇달아 인상됐다.

CJ대한통운은 4월부터 기업 대상 택배요금을 250원 올렸다. 지난해 10월부터 분류인력을 4100명까지 늘려 인건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도 개인 대상 택배비를 1000원 인상했다. 택배사들과 계약한 CU, GS25 등 편의점 택배도 15일부터 300~1000원씩 상향 조정했다.

택배노조 파업 여파로 택배비가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택배노조는 이번 파업 과정에서 “택배기사의 주당 근로시간을 평균 72시간에서 60시간으로 줄이고, 수익은 보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현재 택배노동자가 월평균 502만원의 매출을 올리려면 건당 수수료 750원짜리 물건을 하루 260개 이상, 월 6600개 이상 배송해야 한다. 근로시간이 60시간 이내로 줄어들면 시간당 30~40개를 배송해도 임금이 약 10% 감소한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택배 물동량 크게 늘어
택배비는 택배 물동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택배 물동량은 2012년 14억598만 상자에서 지난해 33억7373만 상자로 139% 늘어났다.

이 기간에 택배비는 개당 평균 2506원에서 2221원으로 떨어졌다. 박현성 한성대 비즈니스컨설팅학과 교수는 ‘택배서비스의 새로운 택배요금 모델에 관한 연구’ 논문을 통해 “국내 택배는 외국과 비교해 단가가 3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야마토택배는 676엔(약 7324원), 미국 페덱스는 8.9달러(약 1만104원), UPS는 8.6달러(약 9760원) 수준이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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