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부족이 아니라 '필요한 주택'이 부족한 겁니다 [더 머니이스트-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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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6-16 06:11   수정 2021-06-16 09:55

'공급' 부족이 아니라 '필요한 주택'이 부족한 겁니다 [더 머니이스트-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서울 아파트 공급이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입주물량 감소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2만5000가구 내외로 떨어지는 내년과 내후년의 입주물량은 심각합니다. 서울의 아파트 입주물량의 대부분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으로 공급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정비사업으로 공급되는 아파트의 상당수는 주인(조합원)있는 집을 다시 공급(조합원분양)하는 것으로 신규공급량(일반분양분)은 30% 내외에 그칩니다. 더욱이 신혼희망타운과 행복주택을 제외하면 서울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더 크게 줄어듭니다. 부동산지인에 의하면 서울은 4만8000가구가 입주해야 적정 수요량이 채워지는데 1만가구도 안되는 신규 아파트가 입주를 하니 걱정입니다.

미래의 아파트 입주물량인 착공실적도 걱정입니다. 올해 들어(1~4월) 서울의 아파트 착공물량은 6438가구에 그쳐 작년과 비교하면 54.5% 줄었습니다. 5년 평균과 비교해도 38.9% 감소했습니다. 반면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면 작년과 비교하면 52.9% 증가한 겁니다. 5년 평균과 비교해도 53.4%나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신규아파트 공급이 암울한 것은 수도권, 특히 서울만의 문제인 듯합니다.

전국적으로도 아파트 입주물량은 예전에 비해서는 꽤 줄었습니다. 내년과 내후년의 입주물량은 각각 27만5000가구, 28만5000가구로 작년(40만8000가구)과 재작년(46만6000가구)에 비해서는 급격히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정 수요량(26만2000가구)과 비교하면 전국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주택 중에 가장 수요가 많은 아파트, 지역으로는 주거선호지역(서울)의 아파트가 부족한 것이 문제라는 말입니다.

우리만 그럴까요?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상반기 미국의 주택가격은 15년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습니다. 미국 주택가격의 상승 또한 공급부족에 기인합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으로 시장에 나온 매물은 107만 가구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8.2%나 급감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신규 공급입니다. 필자의 소속 대학(IAU)이 있는 LA의 주택증가율은 지난 10년 동안 5%에 불과합니다. 캘리포니아주 10대 지역 중 해군기지로 유명한 옥스나드(Oxnard)(3.5%)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증가율입니다. 일자리 증가에 대비한 주택 증가율은 더욱 심각한 수준입니다. 신규주택 한 채 당 1~2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이상적이지만 샌프란시스코 산호세(San Jose)는 5.9개, LA 4.2개나 되어 일자리가 늘어나는 도시는 폭등하는 집값을 넋 놓고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올해 5월 미국에서 매매된 주택 2채 중 1채는 호가를 웃도는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레드핀(Redfin)에서 5월 거래된 주택가격을 분석한 결과 51%가 매도자가 요구한 가격보다 비싸게 팔렸다고 합니다. 이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6%와 비교하면 2배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집을 사기위한 매수자들의 경쟁이 늘었다는 말입니다.

한국의 상황도 심상치 않습니다. 직방의 서울의 아파트 실거래가 최고가 경신 통계에 의하면 금년 5월의 최고가경신 비율은 64.27%로 작년 같은 기간(51.36%)보다 13%포인트 가까이 높아졌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갈수록 최고가를 경신하는 아파트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런 추이를 막을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2·4대책에서 밝혔듯이 공급은 2025년이 되어야 겨우 택지를 확보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사전분양 등의 편법을 통해 주택수요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려 하지만 약속한 공급량이 현실화되지 못한다면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최근 태릉골프장과 과천정부청사 유휴부지에 약속한 공급 물량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에서 발표한 ‘누구나 집’은 1만785가구나 됩니다. 2기 신도시에 추가되는 물량까지 고려하면 1만6000가구를 훌쩍 넘깁니다. 하지만 과연 주택수요자들이 이런 주택을 원하는지는 또다른 이야기입니다.

첫번째 문제는 지역입니다. 지금은 서울 도심에 신축 아파트가 필요하지 ‘누구나 집’과 같은 서울 외곽은 공급의 우선순위나 선호에서 떨어집니다. 수도권의 인구이동 통계를 살펴보면 서울 도심에서 외곽 그리고 경기도로 이동하는 추이를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내 집이 없는 분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런 흐름을 끊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도심에 신규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주택공급의 형태입니다. 주택가격 상승분을 불로소득이라 규정하는 황당한 정권아래서는 쉽지 않겠지만 주택수요자는 온전히 자기 집, 자기 자산소득을 원합니다. 집값 상승분을 누구와 나눠야 한다는 인식은 상식적이진 않습니다. 따라서 주택수요자가 원하는 방법으로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 등장한 지분형주택이나 수익공유형주택이 왜 시장의 관심을 끌지 않는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지금은 주택공급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필요한 주택이 부족한 겁니다. 아파트 5분위배율(고가아파트와 저가아파트의 가격격차)이 통계집계 이래 가장 크게 벌어진 것을 걱정하는 건 필자만의 기우였으면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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