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악부터 교향곡까지…올여름 '브람스 성찬'

입력 2021-06-16 17:58   수정 2021-06-17 00:20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는 독특한 작곡가다. 낭만주의 사조가 팽배한 19세기를 살면서도 앞선 시대의 고전주의를 동경했다. 작품마다 경외심이 드러난다. 규칙적인 박자에 정확하게 대칭하는 선율. 동시대를 살았던 바그너의 웅장하고 극적인 곡들과 비교된다. 철학자 테오도어 아도르노는 브람스에 대해 “완고한 고집으로 탁월한 성취를 이뤄낸 작곡가”라고 평했다.

브람스가 남긴 레퍼토리를 생생하게 감상할 축제가 올여름 잇따라 열린다. 그가 남긴 협주곡과 교향곡을 비롯해 다채로운 실내악 레퍼토리가 연주된다. 브람스 성찬의 첫 막은 더하우스콘서트가 올린다. 다음달 1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열리는 ‘줄라이 페스티벌: 브람스’다. 다음달 말까지 한 달 내내 다채로운 실내악 레퍼토리를 들려준다.

더하우스콘서트는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박창수 대표가 기획한 콘서트다. 관객들이 의자 대신 마룻바닥에서 감상하는 게 특징이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 없이 연주자와 관객이 하나가 된다. 2002년 7월 서울 연희동에 있는 박 대표의 집 거실에서 첫 콘서트를 연 이래 지금까지 830여 회의 공연에 4000여 명의 아티스트가 참가했다.


이번 축제에는 내로라하는 연주자 168명이 참여한다. 연주자들은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66)는 다음달 15일 브람스의 현악5중주 1번과 2번을 연주하고, 중학교 1학년인 첼리스트 권지우(15)는 22일 브람스의 현악 6중주를 들려준다.

폐막식도 특이하다. 7월 31일에는 정한빈, 선율, 박해림 등 피아니스트 12명이 둘씩 짝을 지어 브람스의 교향곡 네 곡과 모음곡을 피아노 두 대로 풀어낸다. 박 대표는 “브람스를 가장 잘 나타낸 교향곡들인데, 피아노 두 대의 풍부한 화성이 돋보이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줄라이 페스티벌에 이어 8월에는 서울 잠실에서 브람스 향연이 펼쳐진다. 롯데콘서트홀이 8월 13~22일 개최하는 여름 클래식 축제 ‘클래식 레볼루션’이다. 지난해 베토벤에 이어 올해는 브람스와 피아졸라를 메인 테마로 정했다. 국내 굴지의 오케스트라들이 브람스 교향곡 퍼레이드를 전개한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브람스의 교향곡 1번(13일)을, 부산시립교향악단이 교향곡 2번(16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교향곡 4번(17일), 인천시립교향악단이 교향곡 3번(18일)을 들려준다. 축제 예술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독일 출신 지휘자 크리스토퍼 포펜이 맡았다.


국내 실내악단을 대표하는 노부스콰르텟도 독특한 공연을 준비했다. 8월 1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브람스 체임버 뮤직 콘서트’에서 하루 세 차례 공연을 통해 브람스의 실내악 레퍼토리 6곡을 들려준다. 노부스콰르텟과 함께하는 협연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베를린필하모닉 종신단원인 박경민(비올라)과 첼리스트 박유신이 오전 11시 브람스 현악6중주로 성대한 화음을 맞추고,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은 오후 3시 피아노 5중주를 협연한다. 클라리네티스트 김한은 오후 7시에 클라리넷 5중주로 호흡을 맞춘다.

롯데콘서트홀 관계자는 “브람스는 19세기 음악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곡가로, 고전주의부터 낭만주의까지 두 시대를 아우르는 명작을 써냈다”며 “이번 축제에서 브람스가 걸었던 음악의 길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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