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생명의 말 없는 지휘관, 물리학의 세계

입력 2021-06-17 18:21   수정 2022-03-23 12:23

박쥐와 새는 왜 하늘을 날기 위한 해결책으로 똑같이 날개를 갖고 있을까. 동물들은 왜 지구상의 많은 탈것들이 가진 바퀴가 아니라 다리를 달고 있을까. 왜 물고기에게는 프로펠러가 아니라 지느러미가 있을까.

생명의 형태는 엄청나게 다양하지만 삶을 위한 해결책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 유사성은 생물이 진화적 유전만의 산물이 아니라 특정한 법칙의 작용을 받고 있다는 걸 알려준다. 찰스 S 코켈 영국 에든버러대 우주생물학 교수는 《생명의 물리학》에서 생물은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로 이뤄져 있다며 물리학의 법칙에 의해 탄생하고 번성하는 원리를 소개한다. 그는 물리학이 ‘생명의 말 없는 지휘관’이라며 생명 구조의 놀라운 단순성을 보여준다. 만일 외계에도 생명이 있다면 그 생명 또한 비슷한 특징을 나타낼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무당벌레가 수직면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기어가는 모습을 물리학의 법칙으로 설명한다. 다리의 접착력과 다리를 떼어내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방정식으로 표현한다. 이 방정식은 모든 곤충에게 적용된다. 땅딸막하고 삽 모양의 앞발을 가진 두더지는 땅을 파는 데 최적화된 모습을 하고 있다. ‘압력은 힘 나누기 면적과 같다(P=F/A)’는 간단한 물리 방정식은 압력을 가해 흙을 밀어낼 수 있도록 두더지의 모습을 최적화시켰다.

생명체는 매우 다양한 원소로 구성돼 있지만 가장 중추를 이루는 건 탄소와 물이다. 저자는 이 원소들이 우주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설명하며, 우주의 모든 생명체에 적용할 수 있는 원리가 있는지 탐색한다. 탄소 기반 화합물과 물이라는 용매가 생명체에게 유일한 선택지가 아니라면, 지구 너머의 다른 생명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 책의 원제는 ‘생명의 방정식(The Equations of Life)’이다. 많은 방정식이 등장해 살짝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저자는 수학 선생님처럼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진화와 생명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시야를 확장하게 해준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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