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공학 SW기업 이에이트 "혈류로 심장병 언제 생길지 예측"

입력 2021-06-17 17:20   수정 2021-06-18 01:51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정보와 몸무게, 키 등을 입력하면 3차원(3D)으로 인체의 혈액 속도를 보여준다. 혈류가 유난히 느리거나 혈전 등 이상이 있으면 병변 부위를 찾아 보여준다. 수개월 뒤 특정 부위에 이상이 생길지도 알려준다. 전산유체역학(CFD) 소프트웨어 기업인 이에이트가 인공지능(AI) 기반 심혈관 질환 예측 프로그램 ‘엔플로우(NFLOW)’를 통해 구현할 미래다.

김진현 이에이트 대표(사진)는 17일 “올해 개발을 마치고 내년부터 현장에 적용할 것”이라며 “올해 100억원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1000억원의 연매출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혈류 분석으로 질환 부위 찾아내
이에이트는 물리적 현상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는 CFD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물, 공기 등 흐르는 모든 것을 입자로 계산해 미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 이 방식은 CFD의 ‘강자’로 꼽히는 미국 지멘스, 프랑스 다쏘 등 글로벌 기업보다 앞선 기법이다. 이들 기업은 미리 설정해 놓은 특정 범위 내에서 거리, 속도 등을 계산하는 ‘격자(mesh)’ 방식을 사용한다. 이에이트는 입자를 단위로 계산하기 때문에 전체 흐름을 예측하는 데 강점이 있다.

이에이트는 이 기술력을 활용해 엔플로우를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심혈관 질환을 진단하려면 혈관 유속을 측정하기 위해 심장에 큰 바늘을 꽂아야 했다. 환자가 느끼는 통증도 심하고, 의사가 눈으로 판독해야 하기 때문에 정확성이 떨어진다. 엔플로우는 CT, MRI 등의 이미지와 영상을 3D로 구현한다. 의료진이 환자의 키, 몸무게 등 기본적인 정보를 입력하면 곧바로 혈액이 흐르는 속도 등을 계산해 병변 부위를 찾아낸다.

이 시장의 선두업체는 미국 하트플로다. 의료진이 환자 데이터를 일일이 보내면 분석해준다. 반면 엔플로우는 병원 내부에 솔루션을 구축해 접근성이 더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예측 정확도는 90% 이상이다. 이에이트는 세브란스병원, 중앙보훈병원과 공동 개발을 통해 내년 1분기께 의료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2차 병원 등에 적용하면 지역별 의료 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약 개발 시간·비용 절감
제약·바이오 부문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신약을 개발할 때 최적의 약 배합 비율을 찾아내려면 수천 번 실험해야 한다. 이에이트의 CFD 기술을 적용하면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3년 경력이 있는 중급자의 경우 기존 시뮬레이션은 격자 생성, 속성값 설정, 해석 등에 하루 이상 걸렸지만 엔플로우를 사용하면 시간이 3분의 1 수준으로 확 줄어든다.

이에이트의 기술은 이미 검증됐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3월 ‘효율적 물관리를 위한 CFD 소프트웨어 국산화’ 프로젝트에 이에이트를 최종 계약자로 선정했다. 댐, 하천보 등을 운영하고, 녹조 등 오염물질 확산을 예측하는 데 이 회사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이에이트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전투기가 받는 공기 저항 등을 분석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가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단지를 구축할 때 이에이트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가상의 스마트시티를 구현하고, 주요 시설물의 최적 입지를 검증하기도 했다. CFD를 활용한 전체 시장 규모는 50조원으로 추정된다.

올해부터 매출 성장세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올해 매출은 1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2025년엔 1000억원으로 4년 만에 10배 성장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김 대표는 “내년 3월에는 상장이 예정돼 있다”며 “내년 하반기부터는 싱가포르 지사를 통해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글=이선아/사진=허문찬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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