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또옙스끼'로 적혀 있지만…1500쪽 도전해 보시죠 [김동욱의 하이컬처]

입력 2021-06-18 06:02   수정 2021-06-18 06:13


올해는 러시아 작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1821~1881)의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와 관련, 한국 출판계에서도 도스토옙스키의 주요 작품의 재출간이 활발했는데요. 최근 도스토옙스키의 주요작인 '카라마조프 형제들'을 꼼꼼하게 새로 번역한 작품이 선을 보여 주목됩니다.

창비는 최근 번역가 홍대화 씨 번역으로 '까라마조프 형제들'(전 3권)을 출간했습니다. 세 권을 합쳐 총 1400페이지가 훌쩍 넘는 방대한 분량입니다.

우선 책의 제목에서부터 번역자의 고집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 기준에 따르면 '카라마조프'로 표기되어야 하지만 러시아어 원음에 가깝게 '까라마조프'라는 표기를 고집한 것입니다. 당연히 작가명도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 맞춘 '도스토옙스키'나 예전 세대에 익숙한 '도스토예프스키'가 아닌 '도스또옙스끼'로 적혔습니다. 주요 등장인물인 '드미트리'도 '드미뜨리'로 등장합니다. 번역자는 앞서 도스토옙스키의 대표작 '죄와 벌'을 새로 번역한 바 있습니다.


출판사에 따르면 이 책은 원문 문장의 맛을 최대한 살렸을 뿐 아니라, 번역 저본인 러시아어판(1982)을 참조해 주석도 꼼꼼히 달았다고 합니다. 러시아 정교 사제들의 자문을 받아 작품의 주요 세계관의 한 축인 종교 관련 용어와 주를 보충해 이해를 높였습니다.

도스토옙스키의 생전 마지막 작품으로 1880년 출간된 ‘카라마조프 형제들’은 러시아 소도시의 지주 카라마조프가 살해된 뒤 세 아들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인간 존재와 세계에 관한 탐구의 결정체로 평가받습니다.

카라마조프가의 세 아들인 드미트리, 이반, 알렉세이는 각각 인간 본성의 세 측면인 정념과 충동, 이성과 논리, 종교적 영성을 상징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작중 액자소설 형태로 표현된 '대심문관' 부분은 문학사와 사상사에서 독립적인 연구 대상으로 자주 다뤄지기도 했습니다.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 체르니솁스키 등 러시아 작가들의 소설은 방대한 분량으로 독자들의 기선을 제압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복잡한 구성과 수많은 등장인물, 작품이 담고 있는 심오한 사상과 고뇌, 낯설고 약칭 등으로 변화가 많은 인명 표기 등으로 인해 접근하는데 적잖은 인내를 요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카라마조프 형제들'을 접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도스토옙스키 탄생 200주년을 맞아 작품의 완독에 도전해 보는 것도 한번쯤은 해볼 만한 일일 듯합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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