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 5년째 동결, 더 이상은…설설 끓는 농심 주가

입력 2021-06-18 12:06   수정 2021-06-18 14:16


지난해 말부터 식품업계 가격 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홀로 감감무소식인 '서민식품의 대명사' 라면의 올 하반기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라면업계 1위 농심은 2016년 12월 이후 5년째 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원재료 가격 상승 때문에 올 하반기에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부진하던 농심 주가도 이달 들어 오름세를 탔다.

18일 오전 11시 기준 농심 주가는 전날보다 2500원(0.78%) 상승한 32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달 들어 5.8%(17일 종가 기준) 올라 같은 기간 음식료 업종(-2.63%)과 코스피 지수(1.90%)를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 라면 가격 인상이 단행될 경우 1위 기업 농심이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식품업계 안팎에선 라면의 주요 원재료인 소맥과 팜유 가격 상승을 고려하면 하반기 라면값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지난달 소맥과 팜유 평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7%, 71% 뛰었다. 국제 곡물 가격이 통상 3~6개월 시차를 두고 업체 매입가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라면 업체들의 원가 상승 부담이 예고된 셈. 지난해 농심의 원부재료 매입액에서 소맥분, 팜유 등 주요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59%에 달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가 상승 부담으로 인해 올해 라면업계의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다. 라면 시장에서 3사(농심·오뚜기·삼양식품)의 점유율이 안정화되면서 기업 간 출혈 경쟁이 잦아든 점도 가격 인상 요인으로 꼽힌다"고 전망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농심이 하반기에 라면 또는 스낵 부문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며 "라면은 국내 시장 성장률이 다소 정체된 만큼 가격 인상에 따른 주가 상승 모멘텀은 보다 강하게 나타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관건은 서민식품 라면의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있느냐다. 그동안 기업 간 눈치보기 속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와 물류비 부담분도 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다. 가격 인상이 2016년 12월이 마지막이었던 농심뿐 아니라 삼양식품도 2017년 5월 이후 라면값을 올리지 못했다. 오뚜기는 2008년 4월 이래 올해 13년 만에 진라면 가격 인상을 시도했으나 번복했다.

가격 인상 지연에 따라 농심·오뚜기·삼양식품 라면 3사의 매출총이익률(지난해 기준)은 25%대로 떨어졌다. 농심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55.5%) 났고 삼양식품(-46.2%)과 오뚜기(-12.2%) 역시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농심의 경우 주가가 1년 전보다 10% 넘게(-12.6%) 빠지는 등 3사 모두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통상 한 업체가 총대를 메면 동종업계 가격 인상이 일어난다. 그러나 라면은 서민식품이란 점 때문에 누구도 섣불리 주력제품 가격 인상을 하지 못하고 대신 신제품을 내는 방식으로 버티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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