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KB인베 대표 “대형 벤처펀드들의 경쟁 치열…VC 순위 지각변동 일어날 것” [한국의 유니콘 메이커]

입력 2021-06-18 21:49   수정 2021-06-21 08:11


“벤처투자 규모가 커진 만큼 위험(리스크)도 더 커졌습니다. 벤처캐피털(VC)이 쉽게 돈버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는 7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 마켓인사이트와 만나 “VC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KTB네트워크와 미래에셋벤처투자를 거쳐 한국투자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역임한 베테랑 벤처캐피털리스트다. 2018년 KB인베스트먼트 최초로 외부 심사역 출신 최고경영책임자(CEO)로 발탁됐다.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나 연임에 성공하며 4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KB인베스트먼트 역사상 최장수 CEO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김 대표는 “요즘처럼 자본이 좋은 기업을 만들어내는 때가 있었나 싶다”고 운을 뗐다. 그는 “예전에는 사회가 격변하는 등 일종의 ‘임계점’에 다다랐을 때 혁신기업들이 생겨났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말했다. 유망한 기업들이 잘 커갈 수 있게 자금을 지원해주는 VC의 역할에 특히 주목했다. 투자를 받은 기업들이 산업 생태계를 이끌어가고 나아가 부의 재분배가 이뤄지는 식으로 선순환이 이뤄진다고 봤다.

그는 최근의 벤처투자 열풍을 바라보며 “시장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했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기업의 가치가 매겨질 뿐 이를 단순히 거품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아마존이나 구글 같은 거대 벤처기업도 결국 시장에서 꾸준히 베팅해준 덕분에 탄생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쿠팡에 열광하는 것도 성장성에 대한 프리미엄을 적용했기 때문”이라며 “시간이 흐른 뒤에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이 자연스레 구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기술 인프라의 발전 덕에 스타트업들의 승승장구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 봤다. 그는 “20년 전 닷컴 버블 때는 인터넷이라는 기술로 이룰 수 있는 사업모델이 한정적이었다”며 “지금은 대중의 눈높이와 기술 간 간극이 많이 줄어든 만큼 꿈꿨던 사업모델이 상용화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장 내 유동성이 줄어들면 몸값이 일부 조정될 수는 있겠지만 전체적인 상승 흐름은 견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티켓 사이즈(투자 금액)’가 커지면서 VC가 짊어져야 할 부담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유동성 장세를 타고 기업공개(IPO) 등을 통한 투자금 회수 실적이 좋은 시절이 지나면 진짜 실력이 드러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단순히 국내 몇 군데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넘어서서 시장 자체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며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을 찾아내는 안목을 가진 VC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이머징 마켓’인 아시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동남아시아 1위 차량 공유 업체 ‘그랩’에 2019년 일찌감치 투자를 단행했다. GGV캐피탈이나 세콰이아와 같은 글로벌 VC와 손잡고 인도 스타트업들에도 베팅했다. 현지 VC와 협업하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시장도 눈여겨보고 있다. 국내외 시장을 아우르는 ‘선구안’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KB인베스트먼트는 올해 30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집행한다는 목표다.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난 규모다. 2018년 결성한 ‘KB디지털이노베이션 벤처투자조합(1360억원)’, 2019년 만든 ‘KB글로벌플랫폼펀드(2220억원)’ 등 1000억원대 이상 대형 펀드를 보유하고 있다. 누적 운용자산(AUM)은 1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김 대표는 “우리는 심사역 수나 운용자산 규모 측면에서 볼 때 ‘체력’을 갖춘 VC”라며 “앞으로 초기 기업을 발굴해 내 그들의 든든한 파트너 역할을 하며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필 대표는
△1970년 출생
△서강대 경영학과 졸업
△KTB네트워크, 미래에셋벤처투자
△한국투자파트너스 CIO
△K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2018년~)

김종우/황정환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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