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미음의 마음 - 윤지양(1992~)

입력 2021-06-20 18:09   수정 2021-06-21 01:49

무언가를 쥔 듯이
손을 펴고 잤다

길을 가다 모난 돌을 보았다
네모나고 한 손에 쥘 수 있을 것 같았다

벽돌을 삼키는 사람이 있었다

누군가의 집이 되는 중이었다

시집 《스키드》(문학과지성사) 中

모서리를 가진 것은 왜 단단하고 강해 보이는 걸까요. 달리기를 할 때 손에 작고 네모난 것을 쥐고 달리면 더 빨리 달릴 수 있다는데, 그러한 이유로 육상 경기에서는 선수가 손에 쥔 것이 없는지 확인한다던 설이 문득 떠오릅니다. 선수는 손에 아무것도 쥐지 않고 다만 무언가를 쥔 듯이 단단히 달려 갈 테지만 그의 손은 걸음에 비해 가벼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빈손은 세상에서 가장 무거울 수 있다는 생각, 누군가에게 건넨 손이 그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안식처가 될 수 있다면 벽돌쯤이야 얼마든지 쌓아올릴 수 있을 테지요.

이서하 시인(2016 한경신춘문예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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