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슬라' 대동 "자율주행 트랙터 오차 2.5㎝"

입력 2021-06-21 17:25   수정 2021-06-29 18:36


국내 1위 농기계업체 대동이 농지에서 선회가 가능한 자율주행 트랙터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대동은 GPS 위치 보정 기술을 바탕으로 한 직진 자율주행 트랙터를 지난해 상용화한 데 이어 최근 자동선회 자율주행까지 가능한 트랙터 개발을 마쳤다.

감병우 대동 미래사업추진실장은 “농기계가 경작지에서 회전하면 미끄러지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회전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삐뚤어지지 않게 차체를 제어하고 이어서 이랑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대동은 차체 제어를 위해 카메라와 라이다 등 첨단 기술을 트랙터에 적용했다. 선회 자율주행 트랙터는 올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이번에 개발한 자율주행 트랙터는 위성에서 받은 GPS 신호를 지상에서 보정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위성 신호와 지표면의 오차를 2.5㎝까지 줄인 기술을 적용했다. 한정된 공간의 밭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대동의 자율주행 트랙터는 3300㎡ 규모 경작지에 52개의 이랑을 만든다. 일반적인 농지의 이랑(45개 안팎)보다 많은 작물을 심을 수 있어 농지 효율이 훨씬 높아진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감 실장은 “한국 농업의 기계화를 이끌어 온 대동이 스마트 농기계로 정밀 농업의 시대를 열고 있다”고 했다.

대동은 최근 ‘농슬라’라는 별명을 얻었다. 미국 전기자동차회사 테슬라만큼이나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주력하면서다.

자율주행 트랙터에는 높은 수준의 정확도가 요구된다. 처음 트랙터의 방향이 조금만 틀어져도 이랑의 폭이 경작지의 끝에서 1m 이상 벌어지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대동은 전국에 기준 좌표 50여 개를 이용했다. 위성에서 받은 GPS 신호와 기준 좌표와의 거리를 실시간으로 계산한다. 한국의 농업 환경도 대동이 자율주행 기술의 정확도를 높이는 배경이 됐다. 미국과 유럽은 농사를 지으며 경작지의 가장자리 부분을 크게 활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의 논밭은 외국보다 좁다. 경작지의 가장자리까지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대동은 한국의 토질과 농지 면적을 고려해 작고 가벼운 소형 트랙터를 연결해 동시에 밭을 갈 수 있는 군집 자율주행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크고 무거운 대형 트랙터가 들어가면 경작지가 무너지는 한국적 농지 환경을 고려했다. 난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자율주행 콤바인 개발에도 들어갔다. 트랙터가 빈 땅에 들어가 밭을 가는 것과 달리 콤바인은 기존에 있는 작물을 인식하며 상하지 않게 해야 한다. 자율주행 콤바인에는 추가로 비전 검사 기술도 적용된다. 작물을 수확하는 동시에 카메라와 센서로 수확량을 자동으로 분석한다. 감 실장은 “비전검사 기능이 포함된 자율주행 콤바인 시제품을 올해 제작해 운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자율주행 농기계가 속속 개발되고 있지만 높은 가격대는 걸림돌로 꼽힌다. 감 실장은 “1000만원짜리 트랙터에 라이다, 비전검사기 등 고가의 장비를 추가하면 생산단가가 1500만원 이상으로 올라가게 된다”고 했다. 한국 농가가 이앙기를 1년에 10일, 콤바인을 15일, 트랙터를 45일가량 쓰는 것을 고려하면 자율주행 농기계가 자리 잡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전기차를 구매하면 정부가 수백만원을 지원하듯이 스마트 농기계가 농가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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