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주식 초보 투자자(일명 주린이)를 위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존 MTS와 초보자용 MTS를 투트랙으로 운용하면서 사용자 저변을 넓히겠다는 이유가 크다. 토스·카카오 등 새롭게 떠오른 경쟁자들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도 깔렸다.
토스가 파죽지세로 커지면서 기존 증권사들도 쉬운 MTS 만들기에 뛰어들었다. 삼성증권은 지난 16일 새로운 MTS인 '오투(오늘의투자'를 출시했다. 기존 MTS인 'mPOP' 대비 메뉴를 줄여 화면 구성을 간결하게 만들었다. 지난 21일에는 KB증권도 이스트소프트의 자회사인 줌인터넷과 합작해 만든 '프로젝트바닐라'를 통해 새로운 MTS '바닐라'를 출시했다.
앞서 NH투자증권도 모바일앱 '나무'와 'QV'의 첫 화면을 좀 더 사용자 편의에 맞춰 개편했다.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은 키움증권도 '빠르고 쉬운 사용'에 방점을 찍고 하반기 중 MTS를 개편할 예정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토스가 빠르게 회원수를 늘리면서 2030 고객층을 뺏기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며 "기존 고객을 위한 MTS와 새로운 경쟁자를 견제할 MTS를 투트랙으로 운용하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의 '오투'는 주식 뿐 아니라 다양한 금융상품을 연계해 소개했다. 단순히 주식을 사고 파는 것보다 그 과정에서 자산관리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데 방점이 찍혀있는 듯 했다. 해외주식을 국내 주식처럼 간단하게 살 수 있다는 점도 차별화됐다. 특정 종목의 구체적인 정보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를 통해 알 수 있도록 했다. 간단해보이지만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기존 MTS와 다를 바 없는 정보 접근이 가능했다.
KB증권은 '추천'에 강점이 있었다. '썩는 플라스틱', '우주 여행', 'K 푸드' 등 트렌드에 맞는 투자 테마를 제시하고 관련 종목들을 한 눈에 볼 수 있게끔 소개했다. 종목을 클릭하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비교해서 볼 수 있도록 제시, '저평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차별화된 강점이었다.
고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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