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한판 붙자"…플랫폼 키우는 카드社

입력 2021-06-22 17:26   수정 2021-06-23 02:01

신용카드 회사들이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에 맞서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위해 내부 평가 지표도 과감히 바꾸고 있다. 전통적 경영지표였던 시장점유율(MS) 대신 자사 앱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등 디지털 지표를 강조하며 체질 변화를 꾀하고 있다.
비금융 콘텐츠 강화하는 카드사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작년부터 임원 회의 등에서 MS나 당기순이익보다 MAU 변화 추이 등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른 카드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절대적인 결제액 규모를 기준으로 매겨지는 MS에만 집착할 경우 네이버 카카오 등 외부의 ‘적’은 드러나지 않은 채 ‘그들만의 리그’에 갇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MAU를 따질 경우 자연스레 경쟁 카드사뿐 아니라 이들 빅테크 업체가 비교 대상에 포함될 수밖에 없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카드사들이 신상품 출시와 프로모션 등을 통해 다른 카드사의 MS를 넘어서는 데 집중했던 게 사실”이라며 “간편결제 시장 확대로 카드업계가 빅테크에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지금은 더 이상 우리(카드사들)끼리 누가 잘하는지 겨루는 게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비금융 콘텐츠를 자사 앱에 집어넣으며 MAU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카드 앱에는 간편결제(페이) 서비스뿐 아니라 고객에게 패션과 여행지를 추천해 주는 콘텐츠가 포함돼 있다. KB국민카드도 최근 자사 페이 앱인 KB페이에 음식점 예약 서비스를 탑재했다. 신한카드의 신한페이 판에선 퀴즈를 맞힐 경우 경품을 주는 이벤트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들어가 있다. 소비자가 앱을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오래 머무르도록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른 회사와 협업을 시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KB손해보험과 KB저축은행 등 계열사와 앱을 연동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카드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금융 계열사와 통합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카드업계는 최근 서로의 페이 앱을 개방해 ‘오픈페이’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도 합의했다. 가령 신한카드 앱에서 KB국민카드를 통한 간편결제를 가능하도록 열겠다는 것이다. ‘적과의 동침’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빅테크를 견제하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카카오 넘을 수 있을까
이런 노력에 힘입어 아직 미약하지만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신한페이 판의 지난 5월 MAU는 679만 명으로, 1년 전(602만 명) 대비 70만 명 넘게 증가했다. 나머지 카드사들의 주요 앱도 최근 1년 내 10~20%대 MAU 증가율을 보였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자사 고객이 카드론(장기신용대출)과 현금서비스(단기신용대출) 등 금융서비스를 모바일이나 온라인을 통해 신청한 비율이 지난해 절반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네이버와 카카오톡이라는 대형 플랫폼을 보유한 빅테크를 넘어서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카카오페이의 MAU는 2000만 명을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세 배를 넘는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존 인프라도 열위인 상황에서 카카오페이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을 경우 실탄 경쟁에서도 뒤처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빅테크와 정면으로 맞서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며 “다른 스타트업과 제휴하거나 카드사들의 노하우를 살려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차별점을 찾기 위한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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