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회생법원, 쌍방울에 "이스타항공 차순위 예비후보로 넣겠다" 통보

입력 2021-06-22 17:40   수정 2021-06-23 09:20

≪이 기사는 06월22일(16:2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서울회생법원이 22일 이스타항공의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성정을 확정하고 쌍방울그룹이 이끄는 광림컨소시엄을 차순위 예비후보자로 정하는 내용의 허가신청서를 이스타항공 관리인측으로부터 접수받고 이를 허가했다. 보통 스토킹호스(가계약 후 경쟁입찰) 방식과는 달리 예외적으로 차순위 예비후보자를 둔 것은 그만큼 이스타항공을 반드시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던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오는 28일부터 예정돼있던 정밀실사 과정을 생략하고 24일 본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허가했다.

쌍방울그룹의 광림컨소시엄측은 이날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광림을 차순위 예비후보자로 두고 만일 성정이 도중에 인수를 포기할 경우 추가 실사 없이 바로 인수작업에 돌입할 수 있는지 물어보는 연락을 받았다"며 "우리는 다 준비돼있기 때문에 이를 수용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예비후보자를 두는 내용의 인수 허가신청서를 작성한 이유에 대해 정재섭 이스타항공 공동관리인은 "성정이 인수의지가 강하고 자금도 차질없이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다만 이번에 반드시 이스타항공의 회생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절실함에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예비후보자를 두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시작한 이번 이스타항공 매각은 본입찰에서 쌍방울그룹의 광림컨소시엄이 인수가로 약 1100억원을 써내 1000억원 안팎을 제시한 성정과 2파전 양상으로 치달았다. 하지만 성정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키로 하면서 이스타항공의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성정이 선정된 것이다.

스토킹 호스 방식에 따르면 호스 기업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계속 단일 협상대상자로서 인수를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이례적으로 차순위 예비후보자를 둔 것이다.

국내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우협 대상자인 성정이 회사 규모가 작아 과연 충분한 인수자금이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많은 게 사실"이라며 "게다가 이스타항공의 정확한 회생채권 규모를 아직 모르는 데다 우발채무 여부 등을 고려할 때 예상보다 더 많은 자금여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성정이 중도에 인수를 포기할 경우 처음부터 다시 진행하려면 시간도 채권규모도 모두 부담스럽게 된다"며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바로 인수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광림컨소시엄을 예비후보로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스타항공의 최종 매각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정이 투자확약서(LOC)를 확보하지 못해 회생계획안 제출 및 관계인집회 일정이 미뤄질 우려도 있다. 성정은 재무적투자자(FI)의 도움 없이 오너 일가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인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1000억원 넘는 매각가를 고려하면 외부 자금 수혈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LOC를 확보하지 못해 매각이 무산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던 로젠택배는 우협으로 나선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LOC를 모으는 데 실패하면서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2018년에는 조선기자재업체 스타코가 LOC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매각에 실패할 뻔 했다.

LOC를 확보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있다. 관계인 집회에서 채권자들이 회생계획안에 반대표를 던질 수 있어서다. 이스타항공은 관계인 집회를 통해 1800억원에 달하는 회생채권을 어느 정도의 비율로 줄일지 논의해야 한다. 하지만 집회에서 채권단이 변제 비율이 너무 낮다고 판단해 반대표를 행사한다면 회생 계획안이 부결될 수도 있다.

또 정밀 실사 과정에서 기존에 드러나지 않은 채무가 추가로 산정된다면 성정이 비용 부담을 못이겨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이스타항공의 실제 채무 규모는 아직 전산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아 정밀 실사 전까지 알 수 없다. 이스타항공측은 채무 규모가 2000억원이 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3000억원이 넘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앞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며 이스타항공 인수 의지를 밝혔던 하림그룹 역시 우발 채무를 포함한 부채 규모의 불확성을 이유로 본입찰 응찰을 포기했다.

M&A업계에서는 성정에서 분명한 의지와 충분한 자금력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우발채무가 발생하지 않는 한 성정이 끝까지 인수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만약 회생채권 규모가 성정의 예상을 넘는 수준으로 많을 경우, 우발채무로 인한 부담이 가중될 경우, LOC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등엔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쌍방울측은 전 이스타항공 대표를 인수추진위원장으로 영입하고 회생계획안까지 미리 준비하는 등 이미 준비돼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며 "과연 성정이 끝까지 인수를 마무리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지혜/김종우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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