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판 커지는 디지털 손보시장…라이나생명 '출사표'

입력 2021-06-23 10:00   수정 2021-06-23 14:50


라이나생명의 모기업인 미국 시그나 그룹이 국내에서 디지털 손해 보험사를 설립한다. 외국계 금융사들이 잇따라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가운데 헬스케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빅테크 기업에 이어 글로벌 기업이 처음으로 가세하면서 디지털 손해 보험 시장의 판이 확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美 시그나, 韓 손보사 설립 승인
22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시그나그룹은 한국에서 디지털 손보사를 설립하기로 하고 지난달 본사 승인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금융위원회에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위한 예비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예비허가는 통상 신청후 3개월 정도 소요되고, 허가시 회사는 6개월 내에 자본금 출자 등을 완료 해야 한다. 라이나생명은 준비 기간 동안 법률 검토를 위해 법무법인 태평양을 법률 자문사로 선임했다.

시그나그룹은 라이나생명과 마찬가지로 본사에서 직접 출자해 새 회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단 아직까지 자본금 규모는 확정하지 않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자본금 출자 후 본인가가 통상 2~3개월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르면 내년 라이나생명 계열의 디지털 손해보험사가 출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디지털 보험 업계에 외국계 회사가 출사표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교보라이프플래닛(교보), 하나손보(하나), 캐롯손보(한화) 등 대형 보험사 계열 디지털 손보사 위주로 시장이 운영됐다. 이달 초 카카오페이의 디지털손보사가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예비 허가를 받으면서 하반기 출범이 유력해졌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기존의 메신저·커뮤니티·모빌리티 등 플랫폼과 연계해 생활 밀착형 보험을 다수 선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빅테크에 이어 글로벌 기업이 뛰어드는 것은 업계 '파이'를 키우는 긍정적 효과를 낼 것이라는 게 보험 업계 기대다. 시그나그룹은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헬스 서비스 기업이다. 전세계 1억8000만명의 고객과 170만명의 의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원격진료, 건강평가 및 관리, 보험약제 관리, 주재원 보험 등 헬스케어 관련 서비스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에서는 '시그나'라는 이름 대신 '라이나생명'이라는 이름으로 1987년 첫 진출했다. 자산 규모는 크지 않지만 순이익이 생보업계 3위 수준으로 '알짜 회사'라는 평가다. 진단·무심사 보험, 치아보험, 고령자 전용 보험 등 기존에 없던 상품을 꾸준히 내놓으며 업계 점유율을 높였다.

라이나생명의 한 관계자는 "국내 보험 시장이 포화 상태인 상황에서도 생보 영업이 높은 수익을 올렸듯이 손보업에서도 틈새 시장에서 기회가 있다고 판단, 신규 투자 기회를 계속 검토해 온 것으로 안다"며 "최근 보험사 설립 인가 조건이 완화되고 의료 데이터 개방 등 헬스 서비스 문이 조금씩 열리면서 투자 계획이 승인됐다"고 전했다.
◆헬스케어 경쟁력 앞세울듯
금융당국도 시그나그룹의 디지털 손보업 '노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그나그룹은 미국에서도 헬스케어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회사"라며 "국내 시장에서도 빅데이터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헬스케어 융합형 보험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막연한 미래의 질병을 보장만 해주는 보험이 아닌 개인에 대해 체계적으로 건강 관리를 해줄 수 있도록 하는 의료·헬스 데이터 연계 상품 등이 나올 수 있을 전망이다.

외국계 기업이 뛰어들면서 국내 디지털 보험 상품의 폭과 시장의 다양성도 확대될 전망이다. 디지털 손보사들은 주로 소액으로 가입할 수 있는 원포인트 보험을 주로 판매해 왔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1인가구 증가와 코로나 사태의 영향이 맞물리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디지털 보험 가입이 늘고 있다"며 "헬스케어 융합형 디지털 보험 등 다양한 형태의 상품이 나온다면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소람/빈난새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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