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희(24·사진)는 ‘중고 신인’이다.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프로에 입회했으나 7년이 지난 올해도 신인 신분이다. 첫 4년간은 정규투어 출전권을 따지 못했다. 2019시즌을 앞두곤 시드 순위전에서 28위에 올라 1부 투어 카드를 얻었지만 이듬해 부상당했다. 1부 데뷔를 앞두고 더 열심히 치려고 전지훈련에서 무리한 나머지 허리를 다친 것. 손주희는 “당시엔 하늘이 검정으로 보일 만큼 슬펐다”며 “하지만 멀리 보자고 생각했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겨내려 했다”고 말했다. 신데렐라 꿈꾸는 중고 신인
‘행운의 언덕’으로 불리는 포천힐스CC(파72·6610야드)에서 손주희가 신데렐라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손주희는 24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열린 KLPGA투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총상금 7억원)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낚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4언더파 68타로 홍정민(19)과 공동 선두다. 손주희는 “지난 대회들에서는 자신있게 치지 못했고 소극적인 플레이를 했다”며 “오늘만큼은 공격적으로 치려고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10번홀(파5)에서 출발한 손주희는 세 번째 샷을 홀 옆 2.5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으며 출발했다. 16번홀(파3)에선 티샷을 약 1m 옆에 갖다놔 버디로 연결했고, 18번홀(파5)에선 ‘칩인 이글’에 가까운 버디를 낚아 선두권으로 도약했다. 후반 들어 7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한 손주희는 리더보드 상단을 차지한 채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손주희는 “핀 위치가 쉽지 않았고 홀 주변 경사도 읽기 어려웠지만 버디가 나올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며 “오늘과 같은 마음으로 2라운드에서도 타수를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CJ가 점찍은 ‘10대 신인’ 홍정민도 손주희와 함께 선두 그룹을 형성하며 ‘신인 돌풍’ 대열에 합류했다. 10번홀(파5)에서 출발한 그는 전반에 1타를 줄이는 데 그쳤으나 후반 4번홀(파3)과 5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 7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단숨에 우승 후보로 도약했다.
디펜딩 챔피언 김지영, 2연패 청신호
디펜딩 챔피언 김지영(25)도 막판 스퍼트를 내며 대회 2연패에 청신호를 켰다.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타를 줄인 뒤 전반을 마친 김지영은 13번홀(파5)과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공동 3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김지영은 남은 라운드에서 자신의 첫 타이틀 방어이자 투어 통산 3승에 도전한다.톱랭커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이 대회 초대 챔피언이자 상금 3위인 장하나(29)는 2오버파를 적어내 중하위권에 그쳤다. 상금랭킹 4위 지한솔(25)도 3오버파로 커트 통과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반면 ‘2018 BC퀸’ 최혜진(22)은 2언더파 공동 8위에 올라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임희정(21)도 1언더파를 쳐 무난하게 출발했다.
스코어가 비교적 후했던 포천힐스CC는 올해 발목까지 잠기는 러프, 단단한 그린으로 무장해 쉽게 타수를 내주지 않고 있다. 포천힐스CC에서 대회가 처음 열린 2019년에는 1라운드 선두 스코어가 7언더파였다. 작년 1라운드에서도 7언더파가 1위 성적이었다. 올해 1라운드는 선두 스코어가 4언더파일 정도로 짜다. 3년 연속 포천힐스CC에서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서연정은 “웬만해선 그린이 공을 받아주지 않아 선수가 공을 올리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천힐스CC=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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