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AI 잘 쓰면 반도체서만 100조 이익"

입력 2021-06-24 17:24   수정 2021-06-25 01:49


“산업 현장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산업용 AI’가 활성화되면 반도체산업에서만 100조원 이상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과학 분야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김영한 가우스랩스 대표는 24일 열린 ‘AI미래포럼(AIFF) 웨비나’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런 미래를 앞당기려면 산업별 전문 지식과 AI 기술의 융합이 시급하며, 정부 차원의 산업용 AI 지원도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 현장 기반 AI 기술 개발해야”
AI미래포럼은 산업계, 학계 등 전문가 300여 명이 국내 AI 발전을 위해 뭉친 국내 최대 AI 연구 네트워크다. 올 3월과 지난달 두 차례 토론회를 열었고 이날 ‘AI의 기대와 현실,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를 주제로 세 번째 웨비나를 개최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김 대표는 미국 UC샌디에이고 종신교수이자 SK그룹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AI 연구 전문기업 가우스랩스를 작년 8월부터 이끌고 있다. 그는 “현재 AI는 AI 비서와 같은 서비스 분야에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제조업 등 산업 현장에 본격 적용되면 훨씬 큰 임팩트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 4월 발표된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보고서를 인용해 “AI 활용이 세계 반도체산업에 기여하는 잠재적 이익만 100조원이 넘을 것”이라고 했다. 맥킨지는 AI가 반도체산업에 기여할 이익이 단기적으로 450억달러(약 50조원), 장기적으로는 850억달러(약 10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AI를 제대로 활용하면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 검수까지 전 제조 과정이 최적화되고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감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현실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김 대표는 “산업 현장에 데이터는 많지만 양질의 데이터를 선별하는 역량이 떨어지고 각 산업 특성에 맞는 AI 알고리즘과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더디다”고 짚었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려면 철저히 산업 현장에 기반한 AI 개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AI 업계에선 AI 도구를 먼저 개발하고 이걸 어디에 써먹을지 찾는 경향이 있는데 순서가 잘못됐다”고 했다. 특정 산업의 본질과 핵심 과제를 먼저 파악한 뒤 그에 맞게 AI 도구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AI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현실화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AI는 사람의 모든 문제를 알아서 해결해주는 마술 같은 게 아니다”며 “사람이 하는 일을 효율적·창의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 수단’이란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가 만드는 AI…“한국 1등 가능”
장영재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제조 AI의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공장 운영지능화 분야에 KAIST가 개발한 AI 솔루션을 적용했더니 10년차 엔지니어보다 훨씬 나은 생산성을 보여줬다”며 “이 솔루션은 LG디스플레이에 공급해 현장에 쓰이고 있다”고 했다.

금융 AI 분야에서는 기술 스타트업들의 약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박기은 국민은행 전무는 “이미 보편화된 챗봇, 광학판독(OCR) 분야 이외에도 투자 예측, 알고리즘 트레이딩 등 딥러닝 기술을 확장할 분야는 넓다”며 “금융에 특화된 금융 AI 스타트업이 많아지고, 대기업들이 그들과 생태계를 이루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 AI 전문가인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는 “민간과 군의 협력이 중요하며 AI 적용 범위를 군사 분야를 넘어 감염병, 자연재해 대응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빅테이터응용학과 교수는 “철저히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관점에서 AI 기술 개발을 진행하면 한국이 AI 분야 세계 1등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논란을 일으켰던 챗봇 ‘이루다’ 같은 서비스도 계속 운영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민준/이시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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