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바뀐다 "빅블러(Big Blur) 시대의 도래"

입력 2021-06-25 18:10   수정 2021-06-30 08:58

≪이 기사는 06월25일(17:3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빅블러(Big Blur)' 공간이 뜨고 있다. 빅블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서비스와 제품, 사는 자와 파는 자 등의 경계가 흐려지는 현상을 말한다.



빅블러 공간은 커피숍 안 꽃집, 서점 옆 자동차 전시장 등 숍인숍(매장 내 매장)이나 팝업 스토어 형태로 출발했다가 최근 들어 상설 매장으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온라인 업체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내거나 다양한 업종이 한 곳에 섞여 있는 복합 공간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공간은 희소성·복합성 등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이 선호하는 요소를 갖추고 있어 집객 효과 뿐만 아니라 기업 및 제품 홍보에 필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미아 투에이치솔루션 부사장(사진)은 지난 25일 사단법인 서울부동산포럼(회장 왕정한)이 개최한 세미나에서 "오프라인 매장들은 물건이 아닌 경험과 시간을 즐기는 곳으로 빠르게 진화되고 있다"면서 "판매에만 중점을 두던 '순수의 시대'는 가고 '혼종', 즉 빅블러의 시대가 왔다"고 설명했다.



양 부사장은 온라인 기반 업체들의 오프라인 공간 진출 사례로 쿠캣마켓, 공간 와디즈, 티몬팩토리 등을 들었다. 온라인 기반 간편식 전문업체인 쿠캣마켓은 자체상품(PB) 브랜드 간편식과 즉석식품을 파는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레스토랑, 셀프바, 주류 판매 등을 갖춘 이 공간은 해외까지 확장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 업체인 와디즈가 운영하는 공간 와디즈도 지난해 초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열었다. 와디즈가 펀딩해 만든 제품들을 판매, 전시하는 공간이다. 직접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개장 1년 만에 5만명 이상이 방문했다. 소셜 커머스 업체인 티몬도 오프라인 매장인 티몬팩토리를 열고 있다. 상권에 따라 제품군을 달리하며 찾아가는 재미가 있는 매장을 만들었다.

양 부사장은 업종이 섞인 복합 공간 사례도 제시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서 인기가 많은 서대문구 연희동 '연남장'은 도시콘텐츠 전문기업인 어반플레이가 운영하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1층은 식음료(F&B) 매장, 나머지층은 로컬 크리에이터를 위한 코워킹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과거 부산 고려제강 수영공장을 활용한 공간인 'F1963'는 MZ세대들에게 꼭 가봐야하는 '핫플레이스'로 알려져 있다. 고려제강은 이곳에 서점(예스24)과 갤러리(국제화랑 분관), 카페(테라로사), 자동차전시관(현대모터스튜디오)을 유치했다. 양 부사장은 "대림창고, 아크앤북 등을 시작으로 복합 문화공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일부러 찾아가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연일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런 빅블러 공간들이 창출하는 수익은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이다. 집객시설로의 효과는 높지만, 소비로 연계되진 않고 있어서다. 그러다보니 기업 차원에서 홍보 목적으로 빅블러 공간을 만드는 것 외에는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빅블러 공간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사동에서 복합 문화예술공간인 코트(KOTE)를 운영하는 안주영 대표(사진)는 "지난해 문을 연 코트는 대체불가토큰(NFT) 등 다양한 예술 전시가 이뤄지며 많은 관람객이 방문했지만 수익은 거의 없었다"면서 "그러나 최근 기업들이 우리 공간을 메타버스로 만들고 싶다고 제안하는 등 상황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이어 "스토리와 유동인구가 있는 고유 공간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면서 "독특한 공간을 만들고, 끊임없이 교체되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건축가들이 더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세미나를 연 서울부동산포럼은 2003년 11월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왕정한 건축사사무소 아라그룹 회장이 6대 회장을 맡고 있다. 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건축사, 시행사,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 부동산 관련 전문가 약 200명이 소속돼 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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