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청정 종목' 골프도 도핑검사를 한다?

입력 2021-06-27 17:29   수정 2021-06-28 00:30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3라운드가 열린 지난 26일. 경기 뒤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박현경(21) 앞을 캐주얼 복장 차림의 2명이 가로막았다. 엄숙한 표정을 지은 이들과 눈빛을 교환한 박현경은 ‘알았다’는 듯 두 사람을 따라 클럽하우스 안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박현경을 데려간 이들은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직원들. KADA는 일반적으로 무작위로 대회를 정한 뒤 출전 선수들을 대상으로 약물 검사를 하는데, 낮은 확률을 뚫고 박현경이 ‘당첨’된 것. 이날 박현경을 포함한 5명의 선수가 약물 검사를 받았고 모두 ‘음성’ 반응이 나왔다.

‘약물 청정 종목’으로 불리는 골프도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금지 약물 검사를 한다. 선수들이 사전에 알지 못한 상황에서 ‘불심검문’이 이뤄진다. 구광민 KADA 주임은 27일 “골프는 다른 종목에 비해 검사 횟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해마다 비정기적으로 검사한다”며 “대상이 몇 명인지 정해놓지 않고 현장에서 결정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KADA에 따르면 검사하는 라운드 역시 ‘랜덤’이다. 예선 탈락 여부가 결정되는 2라운드는 물론 우승자가 정해지는 4라운드에서도 도핑 테스트를 할 수 있다. 우승자라고 해서 꼭 검사 대상이 아니며 커트 탈락한 꼴찌 선수도 검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구 주임은 “하위권 선수들이 약물의 유혹에 더 자주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전원을 대상으로 추첨한다”고 했다.

추첨 방식도 천차만별이다. 선수마다 번호를 매긴 뒤 추첨으로 대상자를 정하거나 선수에게 ‘OX 카드’를 나눠준 뒤 ‘O’를 뽑은 선수만 검사하는 방식도 있다. 이 같은 과정은 공정성을 위해 검사관과 경기 감독관, 해당 협회 직원들이 보는 데서 진행한다. 아주 드물게는 특정 선수를 지목해 표적 검사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성적이 급격히 좋아지는 선수들이 대상이다.

검사 방식에는 소변 검사와 혈액 검사 등이 있다. 구 주임은 “팔을 쓰는 골프 종목 특성상 골프에선 혈액 검사 대신 소변 검사로 테스트한다”고 설명했다.

KLPGA투어에서 금지 약물이 적발된 사례는 지금까지 딱 한 번 있었다. 금지 약물 성분이 포함된 약을 모르고 사 먹었다가 적발된 경우였다.

구 주임은 “금지 약물 성분인 ‘베타메타손’ 등은 일반적인 감기약에도 들어 있다”며 “모르고 복용했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했다. 치료 목적을 위해 불가피하게 금지 약물 성분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 사전에 KADA의 ‘치료 목적 사용 면책’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

포천힐스CC=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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