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미국 증시의 고삐를 쥔 기수는 명확했다. 코로나19 충격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빅테크 기업들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작년 11월 미국 S&P500 종목의 시가총액 중 애플과 아마존 비중은 12%에 육박했다. 12월에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에 가치주가 힘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금리가 출렁일 때마다 기술주와 가치주가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금리가 내리면 성장주가 가치주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미국 장기 금리의 하락세 속에서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게 그 예”라고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21일 하반기 투자 설명회에서 ‘경제회복과 정부 규제, 기준금리’를 기술주 투자자들이 올 하반기 주의해야 할 변수로 꼽았다. 다만 각종 악조건 속에서도 일부 기술주는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근거는 실적 전망치다.
BoA가 최선호주로 꼽은 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A다. 경기가 회복되고 기업활동이 활발해지면 구글의 광고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알파벳A는 최근 2450달러 안팎에 거래되는데 BoA의 목표주가는 2755달러 수준이다.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경우 소비 회복에 대한 수혜를 볼 종목이라고 예상했다. 프리랜서 중개 플랫폼을 운영 중인 파이버와 온라인 중고차 거래 업체 브룸 역시 하반기 유망 종목으로 지목했다. 인력난과 자동차 공급 부족(쇼티지) 현상으로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밖에 호텔 예약 플랫폼 부킹홀딩스와 익스피디아 역시 리오프닝(경기재개)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기술주로 언급됐다.
모건스탠리는 프랑스 식품 서비스 회사 소덱스가 23%가량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봤다. 공항 식품 서비스 회사인 SSP는 올 들어 16% 올랐지만 7% 이상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 영국 레스토랑업체 미첼앤드버틀러(M&B), 도박업체 플러터, 영국계 호텔·레스토랑 운영사 휘트브레드, 도박업체 에볼루션 등도 유망하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10% 이상 더 오를 수 있는 종목 10가지를 제시했다. 정유회사 BP, ENI, 비행기 엔진을 제조하는 롤스로이스, 영국 항공사 이지젯, 독일 스포츠웨어 제조사 아디다스 등이다. 코로나19 타격을 받은 뒤 대폭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데 주가는 아직 덜 오른 종목들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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