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공장·병원·여관이 '핫플' 문화공간으로

입력 2021-06-28 15:57   수정 2021-06-28 15:58

근대와 현대가 함께하는 인천항 인근과 도시 곳곳의 카페 및 식당은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한다. 과거의 병원, 공장, 여관 등을 개조한 카페들은 흘러간 시간과 장소를 소환시켜주며 시민들에게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선물하고 있다.


인천 중구 개항로 73의 1에 브라운핸즈라는 카페가 있다. 1960년대부터 2000년 초반까지 이비인후과 병원으로 사용되던 건물을 리모델링한 카페다. 50~60년 전의 병원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환자 접수창구, 대기실, 벽면에 놓인 월중행사표 등 당시 물건들을 그대로 배치했다. 동네 서민들로 혼잡했던 병원 풍경이 그려진다. 각 층에는 옛 건물에서 느낄 수 있는 삭막함을 없애주는 식물이 주렁주렁 자라고 있다. 브라운핸즈에서는 빵 굽는 냄새를 느끼며 커피를 마실 수 있다. 크루아상, 앙버터, 데니쉬 등 전문 베이커리 못지않게 빵 종류가 다양하다.


1970~80년대 인천 신포동 거리와 골목에는 여관과 여인숙이 많았다. 1965년부터 문을 열어 온갖 애환을 담고 있는 신포동 인천여관. 인천항에 선박이 정박하면 하룻밤 묵어갈 선원이 많이 이용한 여관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7년 건물의 구조를 그대로 살려 좁은 방에서 차를 마실 수 있는 ‘인천여관X루비살롱’이 탄생했다. 각 방의 문은 떼고 발을 달아 새로운 풍경을 자아냈다. 여관 건물 벽에는 간첩신고 포스터, 흘러간 연예인 사진 등이 즐비하다. 음악감상회, 공연 전시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청라국제도시 등 도시 개발이 시작되기 전 인천 서구에는 논밭과 과수원, 서해 갯벌 어촌, 해안 따라 형성된 포구와 목재·화학공장이 즐비했다. 가좌동에 있는 문화공간 코스모40은 코스모화학의 45개 공장 가운데 40번째 공장을 리모델링한 곳이다. 코스모화학 공장은 1968년부터 2016년 6월까지 가동됐다. 40동(棟)은 전문 건축가의 설계과정을 거쳐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2018년 10월 문을 연 코스모40의 1~2층은 이벤트홀, 3층은 카페라운지, 4층은 전시홀이다. 카페에서는 커피, 맥주, 피자 등 다양한 먹거리를 만날 수 있다.


강화도에는 우리나라 직물산업을 이끌어온 조양방직이 있었다. 조양방직은 일제강점기인 1933년 강화도 갑부 홍재용·홍재묵 형제에 의해 세워진 최초의 민족자본 공장이다. 서울의 경성방직보다 3년 빨리 문을 열었다고 전해진다. 직물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1980년대 이후로는 폐허가 돼 방치됐다.

2018년 7월, 이 공장은 주인을 만나 카페 조양방직으로 다시 태어났다. 공장터는 물론 건물 골조와 방직기계가 있던 작업대를 그대로 살렸다. 주인이 외국 여행에서 구해온 해외 골동품까지 어우러져 카페 이상의 문화공간이 연출됐다. 카페 조양방직에서는 커피와 케이크를 맛볼 수 있다. 초콜릿 무스 케이크, 흑임자 무스 케이크, 당근 케이트 등이 준비돼 있다.

인천에는 이 밖에 목공소를 개조한 ‘아늑커피’, 헌책방 거리로 알려진 배다리의 슈퍼마켓 분위기를 살리면서 개조한 ‘머시(Mercy)’ 등 생각지도 못했던 장소들이 카페와 빵집으로 변신해 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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