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SK실트론, 웨이퍼 증설 나선다

입력 2021-07-01 17:45   수정 2021-07-02 01:30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 원판을 제조하는 웨이퍼 업체들이 잇달아 생산 시설을 늘리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이 웨이퍼 분야로 확산한 영향이다. 공정기술 미세화로 ‘비트’당 필요한 웨이퍼 면적이 줄었음에도 웨이퍼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실트론은 웨이퍼 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2022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청주산업단지 입주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올해 안에 첫 삽을 뜰 것으로 보인다. SK가 LG실트론을 인수하면서 2017년 진행한 구미공장 증설 이후 4년 만이다.

새 공장 부지는 SK하이닉스의 후공정 공장(옛 M9)이 유력하다. 공장의 빈 공간을 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품목은 12인치(300㎜) 에피텍셜 웨이퍼다. 이 웨이퍼로 전자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유닛(MPU), CMOS 이미지센서(CIS) 등 고집적 시스템반도체 등을 만들 수 있다. 월 생산능력은 2만~3만 장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웨이퍼 업체도 앞다퉈 시설 투자에 나서고 있다. 세계 1위인 신에츠와 2위인 섬코가 최근 증설 계획을 내놨다. 두 일본 업체의 글로벌 웨이퍼 시장 점유율은 55%에 달한다. 세계 3위인 대만 글로벌웨이퍼스도 최근 증설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몇 년간 웨이퍼 업체들은 좀처럼 생산설비를 늘리지 않았다. 반도체 공정의 미세화가 원인이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2019년과 비슷한 양의 웨이퍼를 투입하고도 용량 기준으로 전년보다 40% 많은 양의 칩을 출하했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가 최근 개발한 176단 낸드플래시도 웨이퍼당 비트 생산성이 종전보다 35% 높다. 웨이퍼 3장으로 생산하던 물량을 2장만 있어도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비교적 여유가 있던 웨이퍼도 수급이 빠듯해졌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 1분기 세계 웨이퍼 판매량은 1494만 장으로 지난해 1분기(1303만 장)보다 15%가량 늘었다. 6인치(150㎜·12% 증가)와 8인치(16%), 12인치(13%) 등 모든 크기의 웨이퍼가 지난해보다 더 팔렸다.

웨이퍼 구매량이 늘었음에도 재고는 빠듯하다. 반도체 제조사들의 12인치 웨이퍼 재고량은 지난해 1.6개월분에서 올 들어 1.3개월분으로 줄어든 상태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과 교수는 “내년 문을 여는 반도체 공장이 29곳”이라며 “연말부터 웨이퍼 공급 부족이 시작돼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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