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열광한 뉴스레터 '뉴닉'…알고 보니 친여성향?

입력 2021-07-02 15:06   수정 2021-07-03 20:50



"우리가 시간이 없지, 세상이 안 궁금하냐!"

이메일 뉴스레터 서비스 스타트업 '뉴닉'이 정치색 논란에 휩싸였다. 뉴닉의 초기 성장 배경에 친여권(親與圈) 성향의 인물들이 포진돼 있을뿐더러 편파가 의심되는 보도들까지 일부 확인되면서다.

뉴닉은 2018년 설립된 이메일 뉴스레터 스타트업이다. 초기 자본금 4000만 원을 유치해 운영을 시작했다. 지난 6월에는 카카오벤처스·신한캐피탈·에스오피오오엔지로부터 총 25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젊은 세대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시사 이슈들을 알기 쉽게 풀어준다는 게 뉴닉의 지향점이다. 반응은 뜨거웠다. 발행 8개월 만에 구독자 6만5000명이 가입한 데 이어 현재는 30만 명을 돌파한 상황이다. 1994년생 김소연 뉴닉 대표는 20대들의 정서에 부합한 톡톡 튀는 서비스로 MZ세대 공략에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가벼운 삽화와 말투, 캐릭터 등으로 20대를 열광케 한 뉴닉 뉴스 서비스가 친여권 프레임으로 기울고 있다는 목소리가 최근 일부 구독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친여 논조는 지난달 30일 자 '윤석열, 대선 출마 선언하다!' 보도에서 두드러진다.



뉴닉은 윤 전 총장에 대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 때 직무 정지와 징계를 당하면서 지지율이 점점 올랐다"라고만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급등한 것과 관련해서는 "눈에 띄는 다른 야권 후보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대중의 평가를 담은 "다른 사람들은 뭐래?"라는 질문에는 "평생 검사만 해 왔던 사람이라 대통령을 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경험이 부족하다", "본인과 가족 등에 대한 수사나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라고 편향된 반응만을 나열했다.


연평도 공무원 피격사건 관련 2020년 9월 25일 자 '그날, 연평도에선 무슨 일이' 보도에서도 뉴닉은 "북한군은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접경 지역 방역지침'에 따라 조준 사격했다", "북한은 최근 탈북민으로 인한 코로나19 유입 위험이 크다며, 국가 비상 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하고 바짝 경계하고 있었다"라고 했다. 이 보도를 두고 구독자들 사이에서는 "우리 공무원이 북한에 피격된 사건이 마치 북한이 원칙대로 움직인 것처럼 읽힌다"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020년 7월 15일 자 '다주택자 세금쭐 내줘야지' 보도는 뉴닉 소비층이 대부분 무주택자인 20대 구독자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해도 다주택자를 저격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세금쭐'이란 세금 부과로 혼쭐을 내준다는 의미의 용어다.

또한 2020년 7월 13일 자 '고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과 논란들' 보도는 더욱 심각하다.



뉴닉은 박 전 시장 사망 경위는 무시한 채 단순히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된 후 세상을 떠났다"라고 적었다. 박 시장이 성추행 고발당한 것과 관련 수사를 피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내용 등은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그동안 젠더 이슈에 기민하게 대응해 왔던 뉴닉이 박 전 시장 관련 보도에는 완만한 논조를 보이자 일부 구독자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뉴닉의 성장을 도운 투자사들에 친여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는 점도 뉴스레터의 편향된 정치적 성향에 우려를 낳는다. 초기 투자사 가운데 하나인 메디아티(현 소풍벤처스)의 강정수 전 대표는 2019년부터 2021년 3월까지 문재인 대통령비서실 디지털소통센터 센터장을 맡았다. 프리시리즈 투자사 '스티비'의 임의균 대표는 1990년대 참여연대에서 자원활동가로 일하면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생 박 모 씨(26)는 "친여권 인사로부터 투자를 받는 것이 잘못된 행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이미 연결고리가 맺어진 상태에서 중립적이거나 비판적인 보도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해당 서비스를 초창기부터 이용하고 자신의 블로그에 추천하기도 했던 블로거 'INDIZIO'는 "저널리즘의 존재 이유는 권력을 비판하기 위해서인데 뉴닉이 정권에 우호적으로 편집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그깟 대학생 대상 뉴스레터 때문에 왜 그러냐고 할 수도 있지만 기성 매체와 달리 친근한 캐릭터를 활용해 가벼운 말투로 잘못된 정보를 주입할 경우 사용자가 별 생각없이 받아들일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벼운 말투로 어설프게 중립을 지키는 척 하지 말고 읽는 사람이 매체의 정치 성향을 파악하면서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면서 "청와대 관련 인사나 민주당 출신이 기업에 투자하는 게 잘못은 아니지만 뉴닉이 지금까지 커온 배경에는 친정권 색채가 강한 분이 뒤에 계셨다는 걸 독자들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일부 구독자들은 뉴닉 측에 편파성 보도와 관련해 수차례 피드백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구독자는 "컴플레인 피드백을 제출했다. 친근감을 앞세운 매체인 만큼 소통에 적극적이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뉴닉 측은 윤석열 편파 편집 의혹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이 야권 유력 대선주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편견 없이 기술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본문에 하이퍼링크로 다양한 견해가 담긴 타 언론을 다수 첨부했다"고 해명했다.

연평도 공무원 피격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정부 당국의 발표를 인용했을 뿐인데 당사의 의도를 왜곡·폄훼했다"고 반박했다.

박 전 시장 사망 관련해서는 "박 시장을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하는 고소장이 접수됐다는 사실을 분명히 언급했다"고 밝혔다.

뉴닉 측은 정치 편향성 우려에 대해 "뉴닉에는 '독자의 판단할 권리를 존중한다'는 대원칙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한쪽 편을 들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하나의 사안을 정파적 관점을 넘어 입체적으로 비추는 것을 의미하며 독자가 스스로 입장을 판단할 수 있는 만큼의 충분한 정보를 짧은 문맥 안에 담고자 노력 중이다"라며 "뉴닉은 이러한 대원칙을 잘 지키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독자의 피드백을 수집해 반영하고, 비정기적으로 독자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뉴닉이 보유하고 있는 당시 뉴스레터에 대한 구독자 피드백 전체를 재검토해 본 결과, 기사에 언급된 것과 유사한 (비판적인) 내용은 전혀 찾을 수 없었으며, 다수의 피드백은 긍정적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뉴닉의 투자자는 콘텐츠 제작에 일절 관여하지 않으며, 당사는 엄격한 편집 원칙과 기준에 따라 독립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해왔음을 강조했다.

한편 김소연 대표는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압박 면접관에 선발됐으나 2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미나/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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