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 유니콘] "주식·비트코인 질렸다면 BTS 콘서트 투자 어떠세요?"

입력 2021-07-02 15:26   수정 2021-07-02 15:33



“펀더풀은 K 콘텐츠에 관심 있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재미있는 경험과 더불어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 투자 중계 플랫폼입니다.”

K콘텐츠의 위상은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BTS를 주전선수로 기생충, 킹덤 등의 K 문화 콘텐츠는 이제 한국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 90년대 후반 한류의 바람으로 시작된 K콘텐츠가 글로벌화 되면서 새로운 시도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그 중 전문 영역으로 분류됐던 콘텐츠 투자가 개인들에게도 기회가 열렸다. K콘텐츠로 누구나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온라인 금융 중개 서비스를 운영 중인 윤성욱(44) 펀더풀 대표를 만났다.

펀더풀을 소개해 달라.
“일반 투자자들에게 문화 콘텐츠 투자를 중계해주는 플랫폼이다. 펀더풀은 ‘글로벌 K콘텐츠 파이낸싱 플랫폼’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K콘텐츠로 누구나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온라인 금융 플랫폼이자 문화 콘텐츠 시장의 투자자금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일반인들의 콘텐츠 투자는 생소하다.
“어떻게 보면 조금 어려울 순 있다. 기존의 콘텐츠 투자는 산업 영역에 있는 콘텐츠 프로바이더 즉, 전문가 영역이었다. 그들이 제작과 투자를 병행했다면 펀더풀 플랫폼으로 일반인들을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콘텐츠 투자 상품 중계 국내서 첫 시도···
일반 투자자에게 이익배당권 배당해주는 금융투자상품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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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없던 플랫폼인가.
“그렇다. 전문적으로 콘텐츠 투자 상품을 만든 건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콘텐츠 투자는 리워드 크라우드 펀딩 형식으로 후원형, 기부형이 대부분이었다.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은 콘텐츠 프로젝트에 대한 이익배당권을 투자자에게 배당해주는 금융투자상품인데, 아마 전세계에서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

K콘텐츠 시장이 세계적으로도 우위를 점하는데, 왜 이런 서비스가 이제 나왔을까.
“우리나라의 콘텐츠 시장이 발전하게 된 건 1990년 대 후반이다. 창작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 시기가 그 즈음인데, 당시에도 콘텐츠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하는 기업에 투자가 집중됐다. 2000년대 초반 콘텐츠 산업의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정부 차원에서 콘텐츠 프로젝트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그 투자 역시 전문가나 업계 관계자들의 영역이었다. 시장이 커지면서 시도는 있었지만 관련법이 따라오지 못했다.”



전문가 영역에서 일반인 대상으로 투자가 확대될 시 일반인들이 체크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정산의 투명성이다. 예를 들어, 투자를 했는데 돈을 떼어 먹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게 되면 투자는 어려워진다. 전문 영역이었던 콘텐츠 투자 시장이 시간이 흐르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정산이 투명해졌다. 벤처캐피탈에서 프로젝트 사업 투자가 활발해진 계기이기도 하다.”

전문가 영역, 그들만의 리그였던 문화콘텐츠 투자의 수익성은 어떻게 바라보나.
“일각에서는 콘텐츠 투자가 위험하다고들 하는데, 어떤 투자이건 리스크는 존재한다. 물론 콘텐츠 분야의 투자도 위험성이 존재한다. 다만 손실이 컸다면 과연 기존 투자자들이 계속 투자를 할 수 있었을까.”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코로나19 장기화되면서 언택트 시대 도래
뮤지컬·전시 등 라이브 콘텐츠 시장 성장, MZ세대 콘텐츠 투자에 관심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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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시장의 분위기는 어떤가.
“언택트 시대에 집단의 이익보다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트렌드로 바뀌면서 뮤지컬, 전시 등 라이브 콘텐츠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내가 지금 경험하는 것을 우선으로 돈을 지불하는 행위가 확대되는 것이 현재 트렌드이자 시장의 수요가 바뀌는 포인트다."

문화 콘텐츠의 확산성은 타 분야에 비해 훨씬 빠르지만 투자와 연결시키기엔 아직 시장검증이 덜 됐다는 느낌도 든다.
“최근 영국에서 음악 공모 펀드가 상장했다. 밸류가 2조원이었고, 기초자산이 1만5천여개의 뮤직 라이브러리 수익배당금이었다. 그 수익배당금을 하나의 펀드로 묶어 공모했는데, 2조원을 모두 채웠다.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콘텐츠 프로젝트는 가능성이 높다. 특히 트렌드의 흐름을 봤을 때 K 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얼마나 주목을 받을 수 있을지 검증해보고 싶다.”

이전에 국내에서 일반인들 대상으로 콘텐츠 공모는 없었나.
“제가 알기론 2000년대 초반 심마니펀드라고 있었다. 강재규 감독이 연출한 영화의 수익배당권을 공모한 것이었는데, 당시 금융당국에서 유사수신행위로 판단해 무산된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는 처음이다.”

펀더풀의 투자자 모집 및 투자 집행 과정

-펀더풀에서 투자를 중개할 콘텐츠의 수익 구조 등을 분석해 심사한다.

-펀더풀에서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별도의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든다. 콘텐츠 투자로 발행한 수익 관련 회계를 기존 제작사와 분리하기 위해서다.

-SPC가 콘텐츠 배급·유통사와 투자 계약을 맺는다. 콘텐츠 투자계약에 따라 SPC가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지분을 갖는다. SPC에서 한해 최대 15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것이다.

-펀더풀에 가입한 개인 투자자는 투자 모집 기간 내 원하는 금액을 투자한다.

-투자 모집이 끝난 후 수익이 발생하면 개인 투자자는 투자 지분에 따른 정산금을 받을 수 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배급·유통사의 실적, 크레딧, 제작비, 손익분기점 등을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

최근 펀더풀의 첫 투자 상품이었던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2가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어떻게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나.
“‘결혼작사 이혼작곡’의 제작사인 지담미디어 안영조 대표님께서 펀더풀 서비스에 공감을 해주셨다. 충분히 자금조달이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투자 플랫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 하셔서 함께 하게 됐다.”

드라마 반응은 어떤가.
“시즌1이 인기가 높았다. 그 인기에 힘입어 시즌2도 이어가고 있다. 시즌 1의 시청률이 5~10%를 벗어난 적이 없어 시즌2 역시 기본 5% 시청률은 나오리라 보고 있다.”



수익 분배는 어떻게 이뤄지나.
“수익 분배는 프로젝트마다 다르고 어떻게 계약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드라마의 경우 시청률에 따라 이익을 배당하는 형식으로 계약을 진행한다.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2의 경우 닐슨코리아 기준 최고 시청률이 투자 수익과 연동된다. 시즌1의 경우 최고 시청률이 7.2%였는데, 투자 수익률에 비춰보면 5%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요시고’ 전시의 경우엔 티켓을 판매할 수 있는 범위가 20만장인데, BEP(break-even point)가 8만장이다. 이후 판매되는 티켓 수익으로 분배하게 된다.”

펀더풀의 수익 모델은 무엇인가.
“투자 중계 수수료다. 프로젝트 정보가 쌓이면 투자 정보 데이터를 유료로 판매할 생각이다. 그 투자 정보를 기반으로 공동 투자 펀드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내년에 인도네시아, 홍콩, 베트남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도 계획하고 있다. 물론 상품은 K 콘텐츠 프로젝트다. 그렇게 되면 K 콘텐츠에 해외 자본을 끌어올 수 있는 역할도 가능하다.”



이전에는 해외 자본이 K 콘텐츠에 투자된 적이 없었나.
“해외자본이 국내기업에 투자한 사례는 있지만 프로젝트에 투자한 적은 거의 없었다. 최근 영화 ‘승리호’에 중국 투자 자금이 들어간 걸로 알고 있다.”

국내 콘텐츠에 해외자본의 투자는 어떤 의미인가.
“프로젝트는 자본이 있어야 굴러갈 수 있다. 투자처가 다양해진다면 그만큼 좋은 콘텐츠가 나올 수 있는 환경조성이 가능해진다. 무엇보다 K 콘텐츠 투자로 인해 해외자본이 국내 제품이나 서비스와 연결된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사실 K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대부분의 수익은 해외 현지 업체들이 가져가고 있다. 해외자본을 국내로 가져오는 역할을 펀더풀이 할 것이다.”

하반기 예정된 프로젝트가 있나.
“영화, 웹툰, 뮤지컬, 드라마, 전시 등 다양한 분야에 예정된 프로젝트가 많지만 아직 공개하기엔 이르다.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파이낸싱을 해보자는 제안도 있어 조율 중이다.”

펀더풀이 기획에 참여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프로젝트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파이낸싱을 하는 것은 아주 큰 의미다. 예를 들어, 좋은 시나리오지만 마케팅의 방향이 맞지 않을 수 있고, 내용과는 달리 생각지 못한 배우를 기용할 수도 있다. 한 작품이 나오기까지 리스크는 무수히 많기 때문에 투자사가 기획 단계부터 참여한다면 작품은 물론 투자까지 성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 말은 펀더풀에 참여하는 일반 투자자들이 기획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인가.
“물론이다. 다만 팬비즈니스는 아티스트 입장에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스타 한명만을 위한 펀드 매니징이 아니라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진행되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 제작, 작가, 배우, 유통·마케팅을 일반 투자자에게 공개하고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내는 구조가 될 것이다. 나중에는 일반 투자자들이 뽑은 배우 리스트를 제작사 쪽에 전달하는 방식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콘텐츠 제작사의 반응은 어떤가.
“업계에서는 기대가 크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투자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까. 그리고 새로운 투자처 확보는 제작사의 숙명이다. 현재로선 제작사와 직접적으로 일하기보다 투자사와 협업해 진행 중이다. 아까 말했듯이 정산의 투명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K 콘텐츠의 인기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기다. 외국인들도 펀더풀 플랫폼에 가입이 가능한가.
“현재로선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들과 비거주자인 경우, 국내 외국인 등록을 한 경우 가능하다. 해외 거주 외국인들은 아직 서비스 이용이 어렵지만 그들을 위한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경영학 전공이었는데 영화사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영화광이었나.
“그건 아니다. 대학 때 영화 시사회 알바를 한 게 인연이 돼 영화사로 취업했다. 쇼이스트에서 한국영화팀 소속이었는데, ‘올드보이(2003년 개봉작)’가 첫 작품이었다. 그리고 2011년 기업은행 콘텐츠사업부가 신설되면서 초기 멤버로 이직했다. 2016년에 와디즈 사업담당 임원으로 이직한 뒤 2019년 5월에 펀더풀을 설립했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연봉 30% 깎고, 스톡옵션 포기하며 이직
이직·창업 때 주변서 모두들 미쳤냐고 해“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이직을 한 회사가 의외다. 이직 시 특별한 기준이 있었나.
“은행 정규직에서 스타트업, 스타트업에서 창업을 선택했을 때 주변에서 다들 미쳤냐고 하더라.(웃음) 은행에서 와디즈로 이직할 땐 연봉 30%를 깎고 갔으니까···. 말이 안 되긴 했다. 이직을 할 때마다 느낀 건 내가 이곳에서 할 건 다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분야가 무척이나 궁금했기도 했다. 내가 원하는 걸 하나 얻기 위해선 하나를 놔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선택을 한 것 같다. 창업도 마찬가지다.”

펀더풀을 어떤 서비스로 만들고 싶나.
“펀더풀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접점이라 생각한다. 물론 보다 많은 이들이 이용하기 위해선 온라인에서의 기능적 개선이 필요하다. 기능적 보완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로 만들고 싶다.”

khm@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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