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추싱' 시총 생각보다 낮네?"…우버 따라잡을 수 있을까 [강현우의 차이나스톡]

입력 2021-07-03 11:00   수정 2021-07-03 11:09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이 6월30일 뉴욕증시에 상장했습니다. 중국기업 가운데 기업공개(IPO) 규모가 2014년 알리바바 이후 최대로 기록됐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중국 기업들의 미국 상장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또 중국의 방대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국 브랜드들도 미국과 홍콩에 상장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자금 유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오늘은 디디추싱을 중심으로 새롭게 증시에 입성하는 중국 기업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Q1. 디디추싱이 뉴욕증시에 상장했죠. 공모가와 시가총액부터 볼까요?
디디추싱이 지난 6월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에 디디글로벌이라는 이름으로 증권신고서를 냈습니다. 디디글로벌은 미국 상장을 위해서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케이만군도에 별도로 설립한 법인입니다. 디디추싱의 지배구조는 다소 복잡한데요, 이따가 다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디디추싱은 뉴욕증권거래소, NYSE에 상장했습니다. 공모가는 당초 제시했던 범위인 주당 공모가 13~14달러의 최상단인 14달러로 결정했습니다. 새로 발행하는 주식 수는 2억8800만주입니다. 주당 14달러를 적용하면 IPO를 통해서 유치한 신규 자금은 40억달러, 약 4조5000억원 정도 됩니다.

공모가 14달러 기준 시가총액은 700억달러, 약 80조원입니다. 디디추싱이 자주 비교되는 미국의 우버는 최근 시가총액이 950억달러 정도 됩니다. 디디추싱이 우버를 얼마나 따라잡을지도 관전포인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상장 후 디디추싱의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아직 며칠 되지 않은 만큼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Q2. 디디추싱 시총이 1000억달러를 넘을 것이란 기대도 많았는데, 낮게 잡았네요?
네. 시장 예상보다 낮게 책정했습니다. 디디추싱이 비상장사 시절 여러 차례 투자를 받았습니다. 가장 최근인 작년 8월 투자유치 당시에는 기업가치를 620억달러로 인정받았습니다. 기업가치 10억달러, 약 1조2000억원 이상인 스타트업을 가리키는 유니콘 중에서 짧은 동영상 소셜미디어인 틱톡과 더우인으로 유명한 바이트댄스가 1400억달러고 디디추싱이 2위였습니다.
디디추싱이 중국에서 시장점유율이 워낙 높은데다 최근에는 유럽 진출도 시작했고요, 상장 이후 IPO 자금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란 기대까지 더하면 상장 후 목표 시총을 620억달러보다는 높게 잡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습니다.

업계에선 디디추싱이 상장 후 시총 1000억달러에 IPO로 100억달러를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상장 규모를 줄인 건 글로벌 규제 환경을 감안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IPO 규모가 40억달러로 줄었다고는 해도 중국기업 IPO 규모로는 2014년 250억달러를 조달했던 알리바바 이후 최대이긴 합니다. 올해 뉴욕에 상장한 기업 중에선 지난 3월 상장한 쿠팡과 IPO 규모가 비슷합니다.
Q3. 디디추싱 약점 중 하나가 적자가 지속된다는 거였는데, 올 1분기에는 흑자를 냈다고요.
네. 제가 가장 눈여겨 본 부분은 이 1분기 흑자 전환입니다. 상장신청서를 보면 디디추싱은 올 1분기에 매출 421억6300만위안, 순이익 54억8300만을 냈습니다. 한화로는 매출 7조3000억원에 순이익 9500억원 수준입니다. 작년 1분기에 비하면 매출은 두 배 이상 커졌습니다. 그리고 순손실 39억위안에서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작년까지 매출을 보면 2018년 1352억위안, 2019년 1547억위안, 2020년 1417억위안 순이었습니다. 작년에는 코로나19 영향을 받았고요. 순손실은 2018년 149억위안에서 2019년 97억위안으로 줄었다가 작년에 다시 106억위안으로 늘었습니다.

올 1분기에 매출이 크게 늘어난 건 작년 1분기가 워낙 나빴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컸습니다. 흑자 전환은 매출이 늘어난 것과, 마케팅이나 기사 인센티브 같은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들어든 부분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Q4. 디디추싱이 어떤 사업을 하는지 소개해 주신다면요.
간단히 말하면 개인이 자가용으로 택시 영업을 하는 걸 고객과 연결해 주는 회사라고 하겠습니다. 한국에선 택시 운수업은 택시 회사나 개인택시에게만 허용하고 있어서 불가능한 사업 모델입니다. 국내에선 카카오택시가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선 이런 승차호출 서비스를 대부분 허용하고 있습니다.

디디추싱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고객은 스마트폰 앱으로 자신의 위치와 목적지를 넣어서 신청을 합니다. 디디추싱은 그 신청을 받아서 기사들에게 뿌리고, 근처에 있는 기사들이 콜을 잡습니다. 디디추싱은 여기서 나오는 중개 수수료로 매출을 올립니다.

디디추싱 승차호출 서비스는 차종이 다양한데요, 기본인 쾌차, 익스프레스부터 시작해서 벤츠 같은 고급차 서비스까지 승용차만 네 종류로 구분합니다. 쾌차에는 여러명이 함께 타서 돈을 적게 내는 서비스도 있고요. 또 별도로 6인승 미니밴 서비스도 있습니다. 요금은 쾌차가 택시와 비슷합니다. 중국 택시비는 베이징 기준으로 한국의 60% 정도 됩니다. 베이징 물가가 서울 물가와 큰 차이가 없는데 교통비는 좀 저렴한 편입니다.

승차호출 서비스 외에도 디디추싱은 칭쥐, 청귤이라는 자전거 공유 플랫폼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 계열 헬로바이크, 음식배달업체 메이퇀과 함께 자전거 공유 시장을 삼분하고 있고요. 또 회원들을 대상으로 소액대출을 하는 금융업도 하고 있습니다.
Q5. 사업 규모는 어떤가요. 유럽 진출 얘기도 있죠?


디디추싱은 현재 중국을 포함해 16개 국가에서 승차호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해외는 대부분 남미고요. 1분기 기준 이용자는 4억9300만명, 기사 수는 1500만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직원 수는 전체 1만6000명가량이고요. R&D 인력이 7000여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운영부문 인력이 5000명, 마케팅영업이 1100명 정도 됩니다.

디디추싱은 현재 유럽시장을 전담하는 조직을 구성했고 영국과 프랑스 독일에서부터 승차호출 사업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작년 8월에는 유럽 진출 교두보 차원에서 러시아 사업을 시작했고요, 또 앞서 2017년에는 에스토니아에 기반을 둔 승차호출업체 볼트에 투자해서 협력관계를 맺었습니다. 현지 시장 상황에 따라 음식 배달이나 심부름 등 추가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Q6. 지배구조와 주요 주주도 좀 볼까요?


상장 전 주주 구성을 보면, 창업자이자 회장인 청웨이가 지분 7%에 의결권 16%를 갖고 있습니다. 공동 창업자인 칭류가 지분율 1.7%에 의결권 6.7%를 갖고 있고요. 이들의 지분율은 상장 후 조금 내려가는데, 차등의결권을 확대해서 청웨이 의결권은 35%, 칭류 의결권은 22%로 늘어납니다.

주요 투자자들을 보면 소프트뱅크가 21.5%, 우버가 12.8%, 텐센트가 6.8%를 갖고 있는데요, 이들은 상장 후에도 보호예수가 걸리기 때문에 일정 기간 주식을 계속 보유할 계획입니다.

지배구조는 중국의 테크 기업들이 대부분 활용하고 있는 가변이익실체, VIE라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 우선 디디추싱은 베이징 샤오쥐커지라는 지주회사가 중국이나 해외에 여러 개로 쪼개져 있는 사업회사들을 보유하는 지주회사 체제입니다.

그런에 이 샤오쥐커지는 가변이익실체인 베이징디디의 지배를 받습니다. 베이징디디와 샤오쥐커지는 지분 관계는 없고요, 계약에 의해서 지배 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미국에 상장한 디디글로벌이라는 회사는 케이만군도에 주소가 있는 페이퍼컴퍼니입니다. 이 디디글로벌이 홍콩에 있는 또다른 홍콩샤오쥐커지를 100%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홍콩샤오쥐커지는 중국 본토에 있는 가변이익실체인 베이징디디를 100% 보유합니다.

디디글로벌이나 홍콩샤오쥐커지나 가변이익실체인 베이징디디는 사실상은 같은 회사인데, 미국증시 상장을 위해서 이런 복잡한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또 가변이익실체인 베이징디디와, 디디추싱의 지주회사인 베이징샤오쥐커지가 지분관계가 없다는 것도 상당히 생소한 모델인데요. 미국에선 이런 식의 상장을 인정할 뿐 아니라 미국에 상장한 중국 민간기업은 대부분 이런 구조로 돼 있습니다. 이런 가변이익실체 구조는 중국 정부가 한 번도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도 부인한 적도 없다는 점에서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합니다.
Q7. 디디추싱이 기업가치를 보수적으로 평가한 이유로 다른 리스크 요인들도 있죠?
네.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승차호출산업 자체에 대해 글로벌 규제가 확대되는 측면이고요, 또 다른 하나는 중국 정부가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부분을 들 수 있습니다.

디디추싱이나 우버 같은 승차호출업체는 기본적으로 택시회사가 아니라 자신의 승용차를 갖고 영업하는 운전기사와 고객을 연결해 주는 중개회사입니다. 택시회사는 직원으로 소속된 기사들과 고용계약을 맺습니다. 월급도 주고 사회보험도 들어줘야 합니다. 반면 승차호출업체의 운전기사들은 기본적으로 개인사업자들입니다. 이렇게 디디추싱같은 플랫폼에 등록해서 일하는 사람들을 영어로는 gig, 긱이라고 하는데요, 예전에 재즈 클럽 같은 데서 임시로 연주하는 연주자를 긱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긱 노동자들과 플랫폼이 창출하는 긱 이코노미를 어떻게 볼 것인지가 계속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우버의 고향인 미국에선 주별로 규제가 엇갈리는데요. 노동자 보호가 가장 강한 캘리포니아를 보면 법원에선 작년 10월에 운전기사를 직원으로 대우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렇게 되면 운전자 보호는 강해지지만 비용 부담이 늘어나겠죠. 그런데 11월 캘리포니아주 주민투표에선 긱 근로자를 직원이 아니라 개인사업자로 보는 법규가 통과됐습니다. 소비자들이 우버의 사업 모델을 인정해 준 것이라 하겠습니다.

미국보다 노동자 보호가 강한 유럽에선 승차공유 플랫폼의 기사들을 직원으로 봐야 한다는 경향이 강한 편입니다.

디디추싱의 중국 내부 리스크는 빅테크 견제 강화입니다. 중국 정부는 디디추싱같은 빅테크들에게 소비자정보를 내놓으라고 하기도 하고, 금융업 관리를 강화하려고도 하고 있습니다. 또 반독점법 적용 범위도 계속 넓혀가고 있습니다.
Q8. 디디추싱이 해외 진출도 한다지만 여전히 중국 내수 시장 의존도가 절대적이죠. 이렇게 중국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소비재 기업들이 최근 재평가를 받고 있다고요.


네. 중국 브랜드들이 성장하는 걸 보면 인구 14억 중국 시장은 정말 무시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 5월까지 중국 소비재 기업들이 상장이나 벤처캐피털이나 회사채 발행 등등으로 조달한 자금이 697억위안, 약 12조원입니다. 작년 같은 기간의 두 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최근에 홍콩증시에 상장한 버블티업체 나이슈에는 IPO로 51억홍콩달러, 약 7400억원을 조달했습니다. 공모가를 17.2~19.8홍콩달러로 예정했는데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최상단으로 결정됐습니다. 수요예측에 참가한 기관투자가 중에 90%가 홍콩이 아닌 해외 투자가일 정도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나이슈에는 2015년에 설립됐는데 5년 만인 지난해에 매출 30억위안, 약 5200억원을 올렸습니다. 중국 시장점유율은 20% 안팎으로 1위 헤이티에 이어 2위입니다. 나이슈에 관계자는 "매출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목표를 1억위안으로 잡을 수 있는 나라는 중국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Q9. 중국에서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신장산 면화를 쓰지 않겠다고 선언한 아디다스와 나이키 불매운동이 일어나면서 중국 스포츠 의류들이 반사이익도 보고 있죠?


네. 글로벌 의류업체들은 대부분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원재료를 쓰지 않는 방침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중 갈등으로 중국의 이슬람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이 많이 사는 신장위구르자치구가 논란의 중심으로 부상했습니다. 서방 국가들은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을 동화시킨다는 명목으로 수용소에 넣고 강제노동을 시켰다고 주장하고 있고요, 중국은 직업훈련원에서 직업훈련을 시킨 것이라 반박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중국의 애국주의 운동가들이 신장산 면화를 쓰지 않겠다고 한 글로벌 의류업체들에 대한 불매운동에 나섰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의류업체들은 신장산이든 아니든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면화를 안 쓰겠다는 건데, 중국 일부 애국주의자들이 이걸 신장산은 안쓰겠다고 하는 걸로 약간 왜곡을 한 겁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로도 불똥이 튀었고요.

덕분에 이런 불매운동이 벌어진 3월말 이후 중국 3대 의류업체로 불리는 종목들 주가가 대폭 뛰었습니다. 홍콩증시에 종목코드 1368로 상장돼 있는 엑스텝이라는 스포츠용품회사 주가는 3월말 4홍콩달러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14홍콩달러까지 세 배 넘게 올랐습니다. 엑스텝은 한국에서도 알려진 K스위스와 아웃도어 머렐이라는 브랜드를 갖고 있습니다.


중국 대표 토종 스포츠 브랜드로는 또 종목코드 2331인 리닝과 2020인 안타가 있습니다. 둘다 홍콩증시 상장사고요. 안타는 홍콩증시 대표지수인 항셍지수 58개 구성종목에 포함된 종목이기도 합니다. 3월말 이후 리닝이 두 배, 안타가 1.5배 정도 올랐습니다.

실제로 중국에서 거리에 나가보면 리닝이나 안타 브랜드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을 수도없이 볼 수 있습니다. 리닝은 나이키 스우시나 아디다스 3선같은 로고를 아예 빨간색 사각형에다가 중국리닝이라고 써서 애국심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안타도 비슷한 전략을 쓰고 있고요. 안타는 자체 브랜드도 강력하지만 필라 코오롱 데쌍트 같은 해외 브랜드의 중국 판권도 갖고 있습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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