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넘는 고금리 대출서 갈아탈 기회…"대부업은 소급적용 안돼요"

입력 2021-07-04 17:11   수정 2021-07-05 09:38

오는 7일부터 이자가 연 20%를 넘는 고금리 대출상품을 제도권 금융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된다.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연 20%로 인하되기 때문이다. 신용도가 낮아 2금융권이나 대부업체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해야 하는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 하지만 금리가 떨어진 만큼 금융사들이 대출 공급을 줄이거나 대출 문턱을 높여 저신용자가 돈을 빌리기 더욱 힘들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축銀·카드사, 금리 인하 소급 적용
저축은행과 여신전문회사 등에서 취급하는 대출상품의 금리가 7일부터 일제히 연 20% 이내로 내려간다. 저축은행의 신용대출이나 신용카드사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등이 대상이다. 지난달 말부터 이미 금리를 조정한 곳도 적지 않다. 법정 최고금리보다 낮은 수준의 ‘자체 최고금리’ 방침을 설정한 금융사도 있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연 18.9% 이하 금리의 대출상품만 취급하기로 했다.

금리 인하분은 7일 이후 신규로 체결·갱신·연장되는 대출부터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저축은행과 여전업계는 기존 거래 고객에게도 금리 인하 혜택을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사 대출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차주 246만7000명이 약 816억원의 금리 인하 효과를 볼 전망이다. 또 캐피털사에서 돈을 빌린 17만5000명도 약 350억원의 금리 인하 효과를 누릴 것으로 관측된다. 저축은행 차주들도 마찬가지 혜택을 누린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58만2000명의 차주가 약 2444억원의 이자 경감 효과를 볼 전망이다.
대부업 담보대출 비중 50% 넘을 듯
저축은행이나 카드사와 달리 대부업체는 기존 고객에게 소급 적용 혜택을 제공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등이 높아 최고금리가 내려갈 경우 사실상 ‘역마진’ 구간에 접어든다고 호소한다. 대부업 시장은 2018년 최고금리가 연 27.9%에서 연 24.0%로 인하된 이후 급속히 쪼그라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말 247만 명에 달하던 대부업 이용자 수가 지난해 말 139만 명으로 44% 줄었다.

문제는 대부업 시장이 위축되면서 저신용자들이 급전을 조달할 창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더 이상 대부업으로 수익을 낼 수 없다고 생각한 대형 대부업체들(산와대부, 조이크레디트대부)이 이미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집이나 자동차, 명품 등 담보물이 없으면 대부업에서조차 돈을 빌릴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2018년만 해도 대부업 대출 중 신용대출과 담보대출 비중은 각각 67.8%와 32.2%였다. 하지만 작년 말 기준 50.7% 대 49.3%로 좁혀졌다.

금융권에선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서민들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7일 이후 대부업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저신용자들을 포섭하기 위한 불법 사금융업체들의 사전 작업이 한창이라는 분석이다.
26일부터 햇살론뱅크 출시
금융당국도 이런 부작용을 잘 알고 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 햇살론뱅크를 출시해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저신용자의 어려움을 덜어준다는 계획이다. 새희망홀씨나 미소금융, 햇살론 등 정책 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한 지 1년이 지났고, 부채 또는 신용도가 개선된 저소득자가 지원 대상이다. 또 연소득이 3500만원 이하이거나 신용평점이 하위 20%에 해당하면서 연소득이 4500만원 이하인 자가 대상이다.

대출한도는 최대 2000만원인데 신용등급·부채 개선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금리는 은행별로 차이가 있지만 연 4.9~8.0% 수준이다. 오는 26일 기업은행과 농협은행 등이 햇살론뱅크를 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하반기까지 총 3000억원 규모의 햇살론뱅크 대출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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