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는 5일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대깨문’이라고 떠드는 사람들이 ‘누가 (민주당 후보가) 되면 야당이 낫다’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순간 문 대통령을 지킬 수 없다”고 말했다. 대깨문은 강성 친문(친문재인) 당원을 이르는 말로, 강성 당원들의 ‘이재명 비토론’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다.송 대표는 이날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세간에 친문 세력이 이재명 지사를 견제한다는데 실제 그러한가’라는 질문에 “일부 세력은 그렇게 하고 있다”며 이렇게 답했다. 송 대표는 “당내에서 ‘누가 되면 절대 안 된다, 차라리 야당 찍는다’는 마음을 가진 극단적 지지자는 소수”라면서도 “누가 되더라도 결과에 승복하고 원팀으로 만드는 것이 당대표의 역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 임기 말 정동영 후보가 됐고 일부 친노 세력이 정동영보다 (야당 후보인) 이명박이 되는 것이 낫다는 분위기로 안 찍었고, 500만 표 차라는 압도적 차로 이명박 후보가 승리했다”며 “그 결과 철저한 검찰 보복으로 노무현 대통령께서 돌아가시는 비극적인 상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친문 주자가 당 후보로 최종 결정되는 역전극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가능성은 생각해볼 수 있다”며 “결선투표가 있어서 1, 2등이 나오면 이합집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여야 선거도 아니고 당내 선거인데 누구를 떨어뜨리려고 단일화하는 것은 특정인을 배제하는 것이라 당 화합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영끌 빚투’ 논란으로 사퇴한 김기표 전 반부패비서관과 관련, 청와대를 향해 “부동산 문제를 3월에 알고 있었음에도 임명한 것은 대단히 안이한 태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송 대표는 ‘청와대 인사의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인사수석이나 민정수석 전체를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586 용퇴론’에 대해서는 “할아버지도 남아 있는데 아버지(뻘)에게 물러나라고 하면 좀 그렇다”고 응수했다. 송 대표는 586을 묵은지에 비유하면서 “음식을 먹을 때 겉절이도 필요하고 묵은 김치도 필요하다”며 “삼겹살 먹을 때 묵은 김치에 싸먹으면 맛있을 때도 있다”고 했다.
송 대표의 ‘대깨문 발언’이 전해지자 민주당 내에서는 반발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정세균 전 총리는 “당대표가 당 지지자를 비하하는 ‘대깨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다니 눈과 귀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모욕감을 느꼈을 당원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송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는 글이 잇따랐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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