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투자분석회사 프레킨은 수년 내 중국 소비재 스타트업의 투자 규모가 기술기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8년 이후 중국 정보기술(IT) 스타트업 등에 투입된 자금은 1120억달러(약 128조6900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소비재 기업은 절반을 조금 넘는 620억달러를 투자받는 데 그쳤다. 마케팅업체 차이나스키니의 마크 태너 이사는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면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기술 분야 투자 장벽이 높아졌다”며 “식음료 패션 레저 등 소비재 분야에 정책 지원이 쏠리면서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싸고 질 나쁜 제품’이라는 중국산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 정부는 자국 브랜드 육성에 힘쓰고 있다. 2017년부터 매년 5월 10일을 중국 브랜드의 날로 지정한 데 이어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신소비’ 기업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나이키 코카콜라 등에 맞서는 글로벌 챔피언을 키우는 게 목표다.
정부 지원과 소비 확대가 맞물리면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소비재 기업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JD)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브랜드 성장률은 글로벌 브랜드보다 6%포인트 높았다. 화장품기업 퍼펙트다이어리는 중국 색조 화장품 시장에서 로레알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식품회사 페이허는 분유시장에서 1위로 올라섰다.
정부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는 기술과 교육 분야에 비해 소비재 분야는 정책 리스크가 낮다는 것도 투자자에게는 장점이다. 차량 호출업체 디디추싱 등 IT 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의료 인공지능(AI)업체 링크닥은 최근 미국 기업공개(IPO) 절차를 중단했다.
디지털 시장에서 성장한 인플루언서 등이 신흥 기업가로 변신하면서 새 브랜드가 탄생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SNS와 라이브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이 커지는 것도 소비재 기업에는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봤다. 라이브스트리밍 판매 시장은 중국에서 올해 25% 성장해 1조2000위안(약 176조9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쉽게 성장하고 빠르게 식는 시장 분위기가 거품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온라인 팔로어만 18만 명에 이르던 에이핑크베이비는 아이섀도 판매업체로 변신했지만 올해 초 파산했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오던 중국의 내수시장 성장률이 주춤해진 것도 투자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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