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데이터센터(IDC)만 잘 만들어도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 정보기술(IT) 업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담당자들이 자주 꺼내는 얘기다. IDC는 ‘전기 먹는 하마’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서버용 PC가 24시간 돌아가면서 소모하는 전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장비가 뿜어내는 열기를 식히는 일도 만만찮다. 대부분의 IDC는 에어컨을 온종일 튼다. 주요 글로벌 IT 기업이 주변 온도가 낮은 극지방이나 심해 등에 IDC를 만들고 있는 배경이다.
설계도 남다르다. 이 건물 곳곳에서 바깥의 찬 공기가 안으로 유입되는 바람길(풍로)을 볼 수 있다. 찬 공기는 건물 양옆에 마련된 풍로를 통해 들어오고 뜨거운 공기는 건물 중앙에 자리잡은 터널로 외부로 빠져나가는 구조다. 서버를 두는 전산실에 들어서면 바닥 쪽에서 선선한 바람이 느껴질 정도다. 서버를 쌓아두는 랙에도 열기를 빠르게 없애기 위해 이중 마루 구조를 적용했다.
빙축열 시스템도 눈여겨볼 만하다. 심야 시간 잉여 전력을 활용해 얼음을 얼려 빙축열조에 저장하고, 이를 낮 동안 건물 냉방에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회사와 사회 모두에 도움이 된다. ‘피크 타임’에 전기를 많이 쓰지 않는 만큼 IDC 때문에 추가로 발전소를 지을 이유가 없다. 회사도 전기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평촌메가센터 IDC는 동급 IDC보다 22%가량 전기를 덜 쓴다”며 “연간 배출하는 탄소의 양도 16만5000t 이상 적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신규 IDC인 평촌2센터 건설 공사를 시작했다. 서버 약 10만 대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평촌메가센터와 300m 거리에 2023년 하반기께 들어선다. 재생 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신기술을 도입해 연간 에너지 사용량을 일반 IDC 대비 약 26%, 평촌메가센터보다 5.6% 줄일 계획이다.
친환경 IDC 운영에 힘쓰고 있는 곳은 LG유플러스만이 아니다. 구글은 지난 5월 미국 에너지기업 AES와 신재생에너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미국 버지니아에 있는 자사 IDC 전력 100%를 친환경 에너지로 조달하기로 했다. 이 회사의 핀란드 데이터센터는 북유럽의 차가운 바닷물과 해풍 등을 이용해 온도를 낮추고 있다. 페이스북은 북극에서 약 100㎞ 거리에 있는 스웨덴 항구도시 롤레오에서 IDC를 운영 중이다. 일대 평균 기온이 2도에 불과해 자연 냉방 효과를 보고 있다.
평촌=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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