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水가…같은 수원지인데 생수값 천차만별

입력 2021-07-11 17:37   수정 2021-07-19 16:26


같은 수원지에서 뽑아 성분이 동일한 생수가 라벨만 바꾼 채 다른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같은 수원의 생수인데 가격이 63%나 비싼 제품도 있다. 지난해 인천 수돗물 유충 사태 등을 겪으며 올해 국내 생수 시장은 2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200개가 넘는 국내 생수 브랜드 중 상당수는 ‘라벨 갈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수원지에 13개 제품, 가격은 제각각
11일 한국샘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에 있는 수원지는 56곳인데 생수 브랜드는 225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지 한 곳에서 네 개 이상의 다른 브랜드 생수를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경기 양주의 한 수원지에서는 13개 생수 브랜드를 찍어내고 있다. 수원지가 같은 물은 성분이 같은 사실상 동일한 물이다.

거꾸로 하나의 생수 브랜드가 여러 수원지에서 뽑아 올린 물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 블루’는 수원지가 경기 연천, 경남 산청, 경기 양주 등 세 곳이다. 수원지에 따라 미네랄 함량 등 성분이 다르지만 시장에선 동일한 라벨을 단 같은 제품으로 팔린다.

같은 수원지에서 길어 올린 물이지만 브랜드와 판매처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홈플러스의 자체상표(PB) 생수 ‘바른샘물’과 GS리테일의 PB 생수 ‘DMZ맑은샘물’은 연천에 있는 동일한 수원지에서 생산한 물이다.

하지만 2L 기준 바른샘물은 홈플러스(강원 춘천점)에서 420원, DMZ맑은샘물은 GS수퍼마켓(강릉포남점)에서 690원에 판매됐다. 라벨만 다른 같은 물이지만 DMZ맑은샘물이 바른샘물보다 64.3% 비싸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같은 수원지에서 뽑은 물이라도 제품에 따라 투입하는 마케팅 비용은 물론 대형 할인점과 슈퍼마켓의 유통구조도 다르기 때문에 가격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라벨 열풍에 생수 업체 ‘전전긍긍’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생수 시장은 지난해 1조7127억원 규모로 10년 전(4862억원)에 비해 세 배 이상 성장했다. 탄산수까지 범위를 넓히면 올해 시장 규모는 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시장 성장에 비해 생수 제품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로 국내 물 분류 기준을 꼽는다.

국내에선 생수를 크게 ‘먹는샘물(먹는샘물, 먹는염지하수, 먹는해양심층수)’과 ‘혼합음료’ 두 가지로 구분한다. 반면 미국에선 샘물, 자분수, 미네랄워터, 빙하수, 정화수, 알칼리워터 등 수원지와 미네랄 함유량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성분이 뛰어난 물이라도 국내에선 결국 다 똑같은 먹는샘물로 팔리다 보니 새로운 수원지를 개발할 동인이 없다”고 말했다.

식품업체들이 수원지 개발 등 제품력 강화 대신 광고와 마케팅에 힘을 쏟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 ‘가치 소비’ 확산으로 ‘무색·무라벨’ 생수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생수업체들은 새로운 고민에 봉착했다. 라벨이나 뚜껑 색상 등을 통한 제품 구분이 어려워지면 같은 수원을 쓰는 브랜드 생수의 차별 포인트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라벨까지 사라지면 수많은 생수 브랜드는 그야말로 다 똑같은 물이 된다”며 “수원지의 특성과 미네랄 함유량 등을 소비자에게 알릴 수 있는 방향으로 물 분류 기준을 다양화해야 국내 생수 시장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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