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서 노실 분"…'원정 유흥' 다니는 2030

입력 2021-07-13 17:44   수정 2021-07-21 18:58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30% 가까이가 비(非)수도권에서 발생하면서 ‘4차 대유행’이 전국을 뒤덮을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수도권의 거리두기 규제를 피해 지방으로 향하는 ‘원정 유흥’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성행하고 있어 감염 확산 위험은 더 커지고 있다.

1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기준 비수도권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03명으로 전체 확진자(1150명)의 27.6%에 달했다. 9일 22.1%였던 비수도권 확진자 비율은 22.7%→24.7%→27.1%→27.6%로 닷새 연속 빠르게 높아졌다.

지방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이날 대구의 신규 확진자 38명 가운데 유흥·일반주점 관련 확진자는 13명이다. 부산도 신규 확진자 65명 중 16명이 클럽 등 유흥업소와 관련돼 있다. 부산은 지난달 29일 첫 유흥업소 관련 확진자가 나온 뒤 유흥업소 21곳에서 14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역에서는 “수도권에서 온 원정 유흥족(族)이 확산세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 유흥업소는 현재 집합금지 조치를 받고 있는 반면 비수도권 유흥업소는 ‘오후 10시까지 영업제한’ 등의 조치만 내려졌다.

여기에 여름 휴가철까지 맞물려 지방 유흥업소로 발길을 향하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의 유흥주점 관련 확진자 146명 중 30여 명도 다른 시·도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유흥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13일 ‘대구서 같이 노실 분 계신가요’란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쓴이는 “나이트(클럽)도 괜찮고 헌팅(주점)도 괜찮다. 노는 데 끼워달라”고 적었다. 다른 커뮤니티에는 지방에서 영업 중인 유흥업소 목록이 공유됐다. 댓글에는 “강원 OO나이트는 12시까지 영업” “문 연 곳이면 어디든 간다” 등 내용이 달렸다.

과거에도 유흥업소는 코로나 확산의 주요 진원지 중 하나였다. 지난해 5월 서울 이태원 클럽발(發) 집단감염, 지난 2월 서울 광진구 ‘건국대 헌팅포차’발 집단감염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달에는 한 원어민 강사가 서울 홍대 인근 클럽 8곳을 돌아다녀 관련 확진자만 220명가량 나왔다.

그때마다 집합금지는 물론 형사처벌까지 내려졌지만 유흥업소의 음성적 운영은 성행하고 있다. 경찰이 지난 4~6월 유흥업소 7만5194곳을 단속한 결과 감염병예방법 등 위반 혐의로 적발된 인원은 6632명에 달했다.

집합금지 기간에도 문을 닫고 몰래 영업하거나 일반 식당처럼 꾸민 뒤 영업하는 식이다. 대구·광주·충청북도 등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은 집단감염 확산이 이어지자 14~15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기로 13일 방침을 정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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